최저임금위 “수정안 내라”…노사, 30일 첫 인상률 협상

노동계 “생계비와 67만원 격차”
사용자 “지불능력 한계 넘어 폐업 위기”
권순원 위원장, 진전된 수정안 주문…30일 10차 회의서 첫 수정안 제출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 두번째)와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왼쪽 세번쩨) 등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이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싼 첫 조정 협상을 진행했다. [사진=김용훈 기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 간 협상이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계와 경영계에 오는 30일 열리는 제10차 전원회의에서 1차 수정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급 1만2000원을 요구하는 노동계와 동결을 주장하는 경영계가 첫 수정안에서 1680원에 달하는 격차를 얼마나 좁힐지가 최대 관심사다.

26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는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앞선 8차 회의에서 노동계는 올해보다 16.3% 인상한 시급 1만2000원을, 사용자위원 측은 올해와 같은 시급 1만32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 부담을, 경영계는 영세 사업장의 지불능력 한계를 각각 강조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2007년 이후 사실상 20년 가까이 반복된 동결·삭감 기조”라며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을 외면한 주장”이라고 사용자 측을 비판했다.

그는 비혼 단신근로자의 올해 실태생계비가 월 282만원 수준인 반면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약 215만원에 불과해 생계비와 약 67만원의 격차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위한 제도”라며 “민생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모두발언 도중 울먹이며 “노동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 1만2000원은 사치나 저축을 위한 돈이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생존 비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자와 자영업자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상생의 마중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사용자위원들은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동결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기업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며 “자영업자 대출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최저임금 부담이 더 커지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기업이 문을 닫으면 일자리도, 최저임금도 존재할 수 없다”며 동결을 촉구했다. 그는 중기중앙회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7.6%가 현재 최저임금 수준을 경영 부담으로 인식했고, 62.6%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공익위원인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은 “오늘 회의는 최저임금법상 결정 기준을 중심으로 서로의 판단 근거를 면밀히 살펴보고 간극을 좁혀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노사 간 의견 교환이 이어졌지만 수정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회의 말미 “다음 전원회의에서는 보다 진전된 수정안을 제출해 달라”고 노사 양측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오는 30일 열리는 제10차 전원회의에서 개회와 동시에 1차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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