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양아치 같은 곳’ 중개수수료 더 받았다며 공인중개사 후기 테러…법원 ‘30만원 배상’ [세상&]

공인중개사사무소 방문 후기 남겨
법원 “모욕적 표현, 30만원 배상해야”
“표현의 자유라고 보기 어렵다” 판결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일 양아치 같은 곳…호구 되고 싶으면 가셔도 무방ㅎ”

-B씨가 공인중개사 A씨의 사무소 방문후기에 남긴 글-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법정수수료율을 초과한 중개수수료를 안내받았다며 해당 공인중개사 사무소 방문후기에 위와 같은 글을 남겼다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표현의 자유로 보기 어렵다”며 “모욕적 표현을 남긴 이상 피해자에게 3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21-1민사부(부장 박주연)는 공인중개사 A씨가 B씨를 상대로 “130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2심 소송을 지난달 8일 A씨 측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에선 A씨가 패소했지만 2심은 “B씨가 30만원을 배상하는 게 맞다”고 판결을 뒤집었다.

B씨는 지난 2023년 7월께 경기 화성시의 한 아파트를 구입했다. 당시 B씨는 A씨가 운영하던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방문했다. 이후 그는 방문후기에 “양아치 같은 곳”이란 내용의 후기를 남겼다. B씨는 “아파트 매매를 문의하기 위해 방문하자 법정수수료율을 초과한 중개수수료를 안내받았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후기를 확인한 A씨는 B씨를 상대로 1300만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B씨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B씨 측은 “다른 소비자들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후기를 게시한 것일 뿐”이라며 “주관적인 의견 및 비판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며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오산시법원은 지난해 9월 B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 법원은 “공인중개사사무소는 부동산 중개 업무를 주업으로 하고 있어 사회적 평가와 신용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전제했다.

이어 “양아치란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 짓을 일삼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해당 표현은 단순히 비판적 의견을 넘어 A씨의 사회적 평가를 해치는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이라고 판단했다.

2심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당시 B씨가 A씨에게 안내받은 구체적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설령 B씨 주장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굳이 ‘양아치’란 표현을 사용할 필요가 있거나 이러한 표현을 표현의 자유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사건 후기만 읽어선 B씨가 주장하는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는다”며 “이를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행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2심은 “해당 후기가 형법상 모욕죄를 구성하지 않을 가능성은 있지만 민법상 불법행위의 성립은 그보다 폭넓게 인정될 여지가 있다”며 B씨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다만, 손해배상액은 A씨가 주장한 1300만원이 아닌 30만원으로 제한됐다.

2심 재판부는 “해당 후기가 1년 반 이상 게시돼 있었고 이를 발견한 A씨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이용자들의 평균적인 정보 수집 및 판단 능력을 고려했을 때 A씨의 신용도에 실제 미친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 주장이 객관적 진실에 맞는지, 착오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한편으로 B씨도 나름대로의 이유로 해당 후기를 게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A씨에 대해 악의적 의사가 있다고 인정할 자료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B씨가 이 사건 소장을 송달받은 직후 후기를 삭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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