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데 창문 열고 에어컨 끄라고” 집주인 문자 논란…“이게 맞나요?”

에어컨 [123rf]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경기 남부의 한 빌라에 거주 중인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에어컨 사용을 두고 반복적인 제지를 받았다는 사연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집주인 정말 이게 맞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 남부 지역의 4층짜리 빌라에서 거주 중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사회초년생으로, 이사 온 지 보름밖에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45만원, 관리비 3만원 조건으로 거주하고 있으며, 전기세를 포함한 모든 공과금은 세입자 본인이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에어컨이 인버터형이라 켰다 껐다 하는 것보다 계속 켜두는 게 전기요금이 덜 나온다고 해서 계속 틀고 있었는데 이런 문자가 왔다”고 하며 집주인이 보낸 메시지를 캡처해 공개했다.

해당 문자에서 집주인은 지난 17일 ‘에어컨 기사가 알려준 사용상의 주의사항’이라며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하면 실외기가 과열돼 화재 위험성이 있을 수 있으니 송풍으로 전환해 절전도 하고 기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반드시 지켜달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어 “특히 집에서 종일 재택근무하는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에어컨 가동 시간이 많기 때문에 새벽 1시 이후에는 에어컨을 반드시 끄고, 베란다와 창문, 중문 등을 활짝 열어 자연바람으로 환기시켜 쾌적한 생활을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집주인의 간섭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집주인은 이후에도 에어컨 사용 여부를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A씨가 에어컨을 켠 것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지난 20일에도 “오늘처럼 비가 오는 시원한 날에는 절전을 위해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씨는 “창문을 열어놓으면 2층이라 날파리 같은 벌레들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집주인은 22일 다시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데 창문 열고 에어컨 끄라~~”는 식의 메시지를 보내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앞으로 닥칠 무더위는 어떻게 할 것이냐”, “센서가 고장 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하면서 “201호만 에어컨이 켜져 있으니 알아서 하라. 주인 말을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2일 저 문자를 받은 뒤 제가 혹시 잘못한 건가 싶어서 3일 동안 에어컨을 아예 안 켰다”며 “그런데 너무 더워 다시 틀었더니 집주인이 전화해서 계약을 파기하겠다, 보증금 3000만원을 회수하니 마니 난리를 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초년생이라 이런 상황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대체로 집주인의 행동을 비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요즘도 이런 집주인이 있나, “에어컨은 세입자가 비용 내고 쓰는 건데 간섭할 일이 아니다”, “전형적인 갑질 같다”, “사회초년생이라고 막 대하는 것 같다”, “에어컨 고장 나면 세입자에게 관리 소홀로 수리비 전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법적으로 임대차 계약이 성립하면 세입자는 주택을 정상적인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를 가진다. 민법상 임대인은 주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의무를 부담할 뿐, 세입자의 구체적인 생활 방식까지 직접 통제할 권한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전기요금을 세입자가 부담하고 있고 에어컨 사용이 통상적인 주거 범위 내에 해당한다면 사용 자체를 제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특히 계약서에 냉난방 사용 시간 제한이나 과다 사용 시 제재 조항 등이 별도로 명시돼 있지 않다면 집주인이 에어컨 사용 시간이나 방식 등을 일방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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