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명칭 상관없다” 의무 징수 고수
美 “해협 유료화 안돼” 협상충돌 예고
오만이 미국의 반대에도 이란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서비스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도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무료 통항은 60일 동안만 허용된다고 못 박으면서, 호르무즈 관리체계가 미·이란 종전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복수의 외교 소식통과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오만이 최근 미국과 서방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이용 선박이 서비스료를 내는 방안을 담은 공식 제안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CNN도 역내 외교관과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오만의 제안이 이번 주 카타르 도하에서 논의될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만은 이를 의무적인 통행료가 아니라 자발적인 서비스료라고 설명하고 있다. 해협 안전 유지, 오염 방지, 해상 비상 대응 등에 비용이 드는 만큼 해운사들이 분담금을 낼 수 있다는 논리다.
오만 측 구상은 말라카·싱가포르 해협의 항행안전 기금 모델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해협에서는 민간 재단이 안전한 항행을 위해 정부와 기업, 산업단체의 자발적 기여금을 관리하고 있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도 최근 아랍어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역을 안전하고 오염 없이 유지하고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데에는 “의심할 여지 없이 비용이 든다”며 기존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서비스료를 의무적으로 징수하겠다는 입장에 가깝다. 이란의 대미 협상단 대표 고문인 메흐디 모하마디는 소셜미디어에 “통행료든, 보안 서비스료든, 해상 통행료든 이란 입장에서는 용어가 중요하지 않다”며 “세상 어디에도 공짜 서비스는 없다”고 주장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도 국영TV를 통해 오만과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면서도, 오만이 공동 관리체계 구축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란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명칭과 무관하게 호르무즈 해협 유료화에 반대하고 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수로인 해협에 대해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주 바레인에서 “수수료든 통행료든 기부금이든 어떤 형태로든 해협 이용을 돈으로 연결하는 방안에는 반대한다”며 “분쟁 이전처럼 자유로운 항행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유료화 논란은 이란의 강경 발언과 맞물려 더 커지고 있다.
이란 측 종전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30일 국영 TV 대담에서 “종전 양해각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무상 통항은 오직 60일 동안만 허용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역내 국가와 페르시아만 연안국들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조치로, 전쟁 당시 해협 봉쇄로 발이 묶였던 선박들을 위한 한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은 이란과 오만에 있으며 통항은 전적으로 이란이 결정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해협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