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첫 일괄제시안 제시
기본급 7만9000원, 노조 요구안의 절반
성과급 작년보다 약 1000만원 낮아
노조 “기대 수준에 턱없이 부족” 반발
특근 거부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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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6일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 인상 규모 등을 다룰 임금협상 상견례를 열고 있다.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7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900만원+주식 10주를 담은 첫 일괄제시안을 내놨다. 노조가 요구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핵심 요구였던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도 제시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노조는 즉각 “기대 수준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반발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협상 12차 교섭을 진행했다. 이번 교섭은 노조가 지난달 12일 11차 교섭에서 회사 측이 별도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20여일 만에 재개된 자리다. 앞서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지난달 29일 노조 사무실을 찾아 중단된 교섭을 다시 시작하자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이날 사측이 제시한 임금성 안은 기본급 7만9000원 인상, 성과금 350%+900만원+주식 10주 지급이다. 사측이 올해 교섭에서 공식 일괄제시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노조 요구안과의 간극은 컸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 제시안인 7만9000원은 노조 요구안의 52.8% 수준으로, 금액 기준으로는 7만600원 낮다.
성과금 규모에서도 노사 간 입장 차가 뚜렷했다.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해 왔다. 현대차의 지난해 순이익 10조3648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30%는 약 3조1094억원이다. 이를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 국내 직원 7만3335명으로 단순 환산하면 1인당 약 4240만원 수준이다.
반면 사측은 성과금 350%와 일시금 900만원, 주식 10주 지급을 제시했다. 성과금 350%의 실제 금액은 개인별 임금 구조에 따라 달라지지만, 1인당 대략 1880만~2660만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일시금 900만원과 이날 현대차 종가 48만2000원 기준 주식 10주 가치 482만원을 더하면, 회사 제시안의 성과보상 규모는 1인당 약 3260만~404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노조가 요구한 순이익 30% 성과급의 1인당 단순 환산액인 약 4240만원보다 최대 1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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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1_올해 현대차 노사 교섭 핵심 쟁점 |
또한 성과급 산정 방식 역시 노조가 요구한 순이익 연동 방식은 받아들이지 않고, 기본급 연동 방식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양측 간 간극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제시안은 지난해 최종 잠정합의안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격려금 450%+1580만원, 주식 30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
협상 초기 제시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본급은 지난해 합의액보다 2만1000원 낮고, 성과금은 100%포인트, 일시금은 680만원, 주식은 20주 적다.
다만 올해 교섭은 임금협상인 만큼 사측 제시안은 임금성 항목에 집중됐다. 노조가 별도 요구안으로 제시한 정년 연장,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신규 인원 충원, 노동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 등 비임금성 요구는 이번 일괄제시안에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 제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종철 현대차지부장은 이날 교섭에서 “노력과 수고에 대한 정당한 성과 분배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회사 제시안은 빈약한 임금성 내용으로 조합원 기대치에 한참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교섭에서 회사 측의 전향적인 추가 제시안을 요구했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교섭을 재개해 상호 신뢰와 존중 속에 조속히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만한 교섭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내외 환경을 봤을 때 지금 제시안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현실을 감안한 판단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협상은 당분간 난항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회사 측이 첫 제시안을 내놓으며 교섭 재개의 물꼬는 텄지만, 기본급 인상 폭과 성과급 산정 방식에서 노조 요구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노조가 회사 제시안을 조합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판단하면서 특근 거부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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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노사 임금협상 타결 시기 |
노조는 이미 오는 6일부터 필수 협정을 제외한 연장근로와 토요일 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차기 교섭에서도 사측 추가 제시안이 나오지 않거나 노조 요구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할 경우, 특근 거부를 연장하거나 부분파업 등 추가 쟁의 수순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도 확보한 상태다. 노조는 지난달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기준 92.03%, 재적 대비 86.65%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이어 25일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입장 차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파업권을 확보했다.
현대차로서는 특근 거부와 파업 가능성이 부담 요인이다. 올해 상반기 부품 수급 차질과 리콜, 중동 지역 불안에 따른 물류 부담 등이 겹치며 생산과 판매 모두 압박을 받은 만큼 하반기에는 신형 아반떼와 신형 투싼, GV80 페이스리프트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플래그십 전기 SUV GV90 등 주요 신차 출시 일정이 이어져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