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탐색·이력서 분석은 AI가 담당
사람은 설득·관계 ‘휴먼터치’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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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가 2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원티드랩 제공] |
“AI 시대가 될수록 관계와 ‘휴먼터치’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늘고, 그 중요성은 더 커질 것입니다.”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는 인공지능(AI)이 채용시장에서 사람의 역할을 없애기보다 재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티드랩은 AI 기반 매칭 기술로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해온 채용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창업 이후 처음으로 헤드헌터 채용에도 나섰다. AI가 후보자 탐색과 이력서 분석, 매칭 등 반복 업무를 맡으면서 오히려 후보자를 설득하고 기업과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의 역할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는 2일 서울 송파구 원티드랩 본사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원티드 내부에는 지금까지 헤드헌터가 한 명도 없었는데 최근 조금씩 뽑기 시작했다”며 “후보자를 찾고 이력서를 받아 분석·매칭하는 일은 대부분 AI가 자동화하고, 사람은 후보자를 설득하거나 기업과 소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원티드랩의 사내 업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데이터 정리와 고객 의견 분류를 맡으면서 직원들은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요구를 파악하고 관계를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이 대표는 AI 확산이 채용시장 전체를 일률적으로 축소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티드랩에 따르면 지난해 채용공고 수는 줄지 않았다. 기업들이 AI로 자동화할 업무와 사람이 맡을 업무를 구분하기 시작하면서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거나 기존 인력을 교체하려는 수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직무와 경력에 따른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 영업과 마케팅 등 매출에 직접 기여하는 경력직과 시스템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5~10년차 개발자, 핵심 AI 기술 인력의 수요는 커졌다. 반면 신입과 주니어가 맡아온 자료 조사나 단순 실행 업무는 AI로 대체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 대표는 “과거의 경험과 도메인 지식, 고객과의 관계를 갖춘 사람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며 “AI를 활용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수요 변화에 비해 구직자의 준비는 더딘 편이다. 원티드랩 내부 분석에서 AI 관련 표현이 포함된 채용공고 비중은 2022년 약 30%에서 최근 60%대 중반까지 높아졌지만, AI 활용 경험을 적은 이력서는 약 10%에 그쳤다. 기업이 단순히 AI 개발자만 찾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직무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채용 과정에서도 AI는 사람을 대신해 결론을 내리기보다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봤다. AI가 이력서를 분석해 면접 대상자의 우선순위를 제시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사람을 만나 평가하고 설득하는 과정까지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AI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증거를 제공하는 것이 원티드랩의 방향”이라며 “AI가 맡는 영역이 넓어져도 감성과 신뢰, 설득이 필요한 부분은 결국 사람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