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운용 방식 전환 필요해”
4775조·800조…낯설던 숫자 시대를 설명하는 언어가 돼
유동성 확대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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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정부가 주도한 기업들의 초대형 투자 프로젝트를 ‘AI 생산혁명’이라고 표현하며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거시경제 운용 방식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주재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와 전국을 돌며 진행중인 권역별 국민보고회 역시 이같은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실행 단계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AI는 단순한 기술혁명이 아니라 생산혁명”이라며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는 하나의 순환 구조를 이루고, 그 연결이 완성될 때 한국은 AI 공급망 전체를 떠받치는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총 4755조 원. 반도체 800조 원. AI 데이터센터 573조 원. 한국 경제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숫자들이 등장하자 ‘정말 가능한가’, ‘급조된 이벤트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고 당연한 반응이었다”면서 “낯설던 숫자는 점차 하나의 시대를 설명하는 언어가 되기 시작했다. 발표는 출발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변화는 일부 지역의 투자 이슈가 아니다. 대한민국 거시경제 전체의 문제”라며 AI 혁명이 만들어낼 생산 확대와 기업 투자, 자본 유입이 기존과는 다른 경제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이를 유동성의 문제로 연결했다.
그는 “거시경제는 의외로 단순하다. 비이커에 물을 계속 부으면 수위는 올라간다”며 “지금 한국 경제라는 비이커에는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운 규모의 물이 들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 이익이 늘고, 투자 기대가 커지며, 국내외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된다”며 “늘어난 자금은 결국 어디론가 흘러간다”고 했다.
생산 확대에 따른 유동성 관리도 새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늘어난 자금이 수도권 부동산과 투기성 자산으로만 몰릴 경우 경제 전반의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이를 ‘명절 아랫목’에 비유했다.
그는 “어릴 적 명절이면 큰 솥에 엿기름을 달이기 위해 하루 종일 불을 땠다”며 “그러면 아궁이 가까운 아랫목은 견디기 어려울 만큼 뜨거워지고, 사람들은 윗목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유동성도 그렇다”며 “아랫목은 수도권이다”라고 짚었다.
김 실장은 “열이 수도권 부동산과 투기성 자산에만 몰리면 집 전체가 따뜻해지는 것이 아니라 한쪽만 과열된다”며 “해법은 불을 끄는 것이 아니다. 군불을 다른 방으로 보내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에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지방을 위한 시혜가 아니라 수도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최근 권역별 국민보고회를 통해 지역별 핵심 산업 육성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는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단순한 지역 개발을 넘어 대규모 산업 투자를 전국으로 분산시켜 AI 시대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수도권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또 AI 생산혁명이 가져올 변화는 부동산뿐 아니라 환율과 재정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작은 경제의 문법으로는 큰 경제를 다룰 수 없다”며 외환 안전판과 재정 거버넌스, 금융 정책 역시 새로운 환경에 맞춰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생산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라며 “생산혁명의 시대에는 생산의 스케일만 커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생각하는 스케일도 함께 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