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 엄마’ 이제 안녕…성우 강희선 별세, 향년 65세

성우 강희선 씨. [tvN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에서 짱구 엄마 봉미선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강희선 씨가 별세했다. 향년 65세.

4일 유족 측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오전 오전 2시 10분쯤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서울예전 재학 중 1979년 TBC 성우극회 10기로 성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듬해 방송 통폐합으로 KBS 성우 15기가 된 뒤 2013∼2016년 KBS 성우극회장, 한국성우협회 수석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애니메이션 ‘빨간 머리 앤’을 시작으로 ‘베르사유의 장미’, ‘공각기동대’, ‘캡틴 플래닛’ 등을 더빙했고, 1999년 SBS에서 TV판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가 첫 방영됐을 당시부터 봉미선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왔다.

“짱구야, 우리 짱구는 아주 멋진 아들이야 알지?”, “자식이 위기에 빠졌는데, 가만히 있을 부모가 이 세상에 어디 있어? 그런 부모는 어디에도 없어. 부모에게 자기 자식은 목숨보다 소중해!”, “너희는 아직 어려서 엄마 마음을 잘 모르지만…엄마들은 다 그래, 그게 바로 엄마라는 거야. 엄마는 절대 널 미워하지 않아!” 같은 대사는 지금까지도 ‘어른이’들 가슴에 깊이 남아있다.

1980∼1990년대 ‘주말의 명화’, ‘토요명화’ 등이 인기를 끌던 당시에는 할리우드 배우 샤론 스톤, 미셸 파이퍼,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먼 등을 연기했다.

1996년부터는 서울, 부산 지하철 안내 방송도 맡았다. 서울 1-8호선, 부산 1-4호선 더빙을 맡았다. 대구 지하철 광고에도 목소리가 등장했다.

이러한 활약에 2002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외화연기상, 2005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에 이어 2018년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2021년에는 대장암 간 전이 진단과 함께 시한부 2년 선고를 받았다. 고인은 생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이 같은 사실을 고백해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았다.

항암 치료를 47차례 받으면서도 짱구 극장판 녹음을 14시간 넘게 했다는 강씨는 “성우 일을 정말 사랑한다”며 회복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들 안은석(독립영화 투자제작사 본필름 대표·민주평통 자문위원)씨는 “항상 성우 일에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사랑하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차려진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7시40분,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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