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은퇴 시점 담은 상품 골라 가입하면 끝
시장 추종은 ‘패시브’, 공격 투자는 ‘액티브’
은퇴 이후 꾸준히 배당 들어오는 TIF도 고려
![]() |
| [제미나이를 이용하여 제작한 이미지] |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적극적 투자보다는 묵묵히 월급과 퇴직금만 모으던 40대 이모 부장. 착실히 돈을 모은다고 했지만 정작 은퇴 이후를 위한 준비는 거의 하지 못했다. 퇴직연금도 연 2~3% 수준의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만 운용해 왔다.
그러던 중 은행에서 회사로 찾아와 진행한 퇴직연금 교육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 씨는 적극적인 자산 배분을 통해 누적 수익률 80%(연평균 약 13%)를 기록한 한 동료의 사례를 접했다. 적잖은 충격을 받은 이 씨는 그동안 물가 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방식으로 노후 자산을 운용해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이 씨는 교육 직후 은행을 찾아 퇴직연금 상담을 받고 동료의 투자 상품이 ‘TDF(Target Date Fund)’라는 설명을 들었다.
일찍 시작하지 못한 아쉬움을 내비친 이 씨에게 은행 직원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TDF 2045를 추천했다. 이 씨는 “앞으로 20년이나 더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상품명에 적힌 ‘2045’는 실제 은퇴 시기가 아니라 2045년 은퇴를 가정한 투자 전략을 적용한다는 의미이며, 그만큼 성장 자산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운용하는 상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 씨는 퇴직연금 자산의 일부를 TDF 2045로 옮겼고, 1년 뒤 해당 상품에서 약 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퇴직연금 운용 방식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직접 체감한 이 씨는 이후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까지 추가로 개설해 노후 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A. TDF는 투자자의 예상 은퇴시점에 맞춰 자산배분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생애주기형 펀드입니다. 사회 초년생일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고,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상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동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TDF의 2025년 말 순자산은 25.6조원으로 전년대비 55% 급증하는 등 노후 대비를 위한 핵심적인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또한 TDF 전체 수익률은 13.7%로 같은 기간 퇴직연금 수익률(6.5%, 잠정치)의 2배 수준이며, 특히 원리금보장상품에 편중 투자되어 수익률이 저조한 디폴트옵션 수익률(3.7%)의 약 4배에 달해 자산 배 분투자의 중요성을 방증합니다.
A. 나의 예상 은퇴 시점에 맞추는 것이 하나의 기준입니다. 2040년 즈음 은퇴 예정이라면 ‘TDF 2040’을 선택하는 식입니다. 현재 자신의 나이에 꼭 맞춰서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TDF에서 숫자는 “얼마나 공격적으로 운용할 것이냐”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입니다. 2030년이 은퇴 시점인 개인도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려 기대수익률을 높이고 싶다면 TDF 2050이나 2060, 2080 등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운용사별 자산배분 곡선(글라이드 패스)의 성격을 비교해야 합니다. 똑같이 2050년 은퇴에 맞춘 TDF라도 운용사마다 위험자산 비중이 다릅니다. 또한 은퇴 시점에 도달했을 때 주식 비중을 최종적으로 몇 %까지 낮추느냐도 운용사마다 제각각입니다. 본인의 투자 성향이 시장 변동성을 잘 견디는 편이라면 초기 위험자산 편입 비중이 높고 완만하게 줄어드는 곡선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죠.
펀드의 운용 방식이 ‘패시브(지수추종)형’ 중심인지, ‘액티브(공격)형’ 중심인지 성향을 파악해야 합니다. 대다수 TDF는 직접 개별 종목을 매수하기보다 글로벌 우량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담는 재간접 형태로 운용됩니다.
![]() |
| TDF 투자목표시점별 연간 수익률 |
A. 패시브 TDF는 주식, 채권 등 포함된 자산이 시장 평균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투자됩니다.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시장 내에서 국가나 섹터 비중이 유지되어, 예측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액티브 TDF는 펀드메니저가 시장 평균을 뛰어넘는 초과수익을 낼 수 있도록, 국가나 섹터 비중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글로벌 유망 펀드나 혁신 성장 테마 펀드들도 엄선해서 담을 수 있고요.
투자자 본인의 성향이 “시장만큼만 안정적으로 따라가고 싶다”면 패시브 TDF를 “전문 매니저의 역량을 믿고 시장 이상의 성과를 내고 싶다”면 액티브 TDF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A. 특정 자산이나 국가 투자 쏠림을 제한하고, 장기 분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운용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펀드를 ‘적격’TDF 라고 합니다. 올 4월부터 금융감독원의 제도 개선에 따라 적격TDF는 펀드 내 운용 자산 중 채권·현금 등 안전자산을 최소 20% 이상 반드시 포함해야 하며,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비중을 80% 이상 담을 수 없습니다. 적격 TDF 자체에 이미 안전자산 규제가 적용된 만큼, 퇴직연금상의 별도 안전자산 규제(위험자산 투자 한도 70% 이내)는 받지 않습니다. 퇴직연금 운용 자산이 100만원이라면 일반 TDF는 70만원까지 넣을 수 있지만, 적격TDF는 100만원 모두 운용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A. TDF는 미국과 호주 등 주요 연금 선진국에서 오랜 기간 활용되어 온 대표적인 연금 투자수단입니다. 미국의 경우 연금보호법 제정을 통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제도를 도입하면서 TDF를 핵심 적격상품으로 지정했습니다. 가입자가 직접 투자상품을 선택하지 못하더라도 적립금이 장기 자산배분전략에 따라 운용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호주의 퇴직연금 제도인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은 주식, 채권, 부동산, 인프라 등 다양한 자산에 장기적으로 분산 투자하는 구조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가입자가 금융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제도와 상품이 자산배분을 지원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TDF가 추구하는 투자 철학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 |
| TDF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수익률 비교 |
A. 자산 적립기 사회 초년생이거나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면, TDF와 주식에 분산 투자하여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여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을 추천 드립니다. 반면 은퇴 이후 인출기나 적립기에는 변동성을 낮춰 안정적으로 자산을 형성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꾸준히 배당이 들어오는 인컴형 자산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TIF를 활용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A. TIF(Target Income Fund)는 적립된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면서, 정기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 인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연금 인출형’ 펀드입니다. 채권, 고배당주, 리츠와 같은 대체투자 자산 등 정기적인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자산에 주로 투자합니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매매 차익을 통해 자산을 늘리기보다는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은퇴자에게 안정적이고 정기적인 연금 재원을 제공하는 것이 TDF와의 차이점입니다. 궁극적으로 은퇴 이후, 물가 상승이나 장수 위험을 방어해 최대한 축적된 연금 자산의 소진 속도를 늦추고, 연금이 끊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A. 주가 하락기 연금투자는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자산 가격은 경기나 정책 변화에 따라 하락 구간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침체 이후 주가는 성장주를 중심으로 빠르게 반등하므로, 시장 변동성에 따른 수익 부진을 만회할 시기가 충분한 ‘적립기’ 사회초년생이라면 자산 가격 하락 구간에도 미래 자산 증식을 위해 성장 기대 위험자산 투자 비율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은퇴시기가 가까운 투자자라면 주가 하락 이후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는 위험을 감안하여 투자해야 합니다. 따라서 위험자산에 투자할 경우, 하나의 국가나 섹터 주식에 집중하기 보다는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 자산 내 포트폴리오 변동 위험에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서상혁 기자/ 한유진·이하연 우리은행 차장]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