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우리 아이, 멜라토닌 먹여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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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아이와 성인 모두가 흔히 사용하는 수면보조제 멜라토닌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멜라토닌이 면역력을 높인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심부전 위험 가능성을 제기한다. 상반된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아이에게 멜라토닌을 먹여도 될지 불안해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적절한 멜라토닌 제품을 알맞은 용량으로, 의료진의 지도 아래 복용한다면 소아·청소년 불면증 치료에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다.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은 어린이 불면증 치료제를 별도로 승인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소아과 의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옵션도 제한적이다.

멜라토닌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된 수면보조제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들은 혹시 모를 부작용 때문에 사용을 망설인다. WP는 멜라토닌이 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분명한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멜라토닌은 뇌 깊숙한 곳에 있는 작은 내분비 기관인 송과선에서 주로 저녁 시간에 분비된다. 멜라토닌 수치는 밤중에 최고치에 도달한 뒤 아침이 되면 급격히 낮아진다. 이러한 변화는 매일 반복되는 ‘일주기 리듬’의 일부다.

빛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어둠은 분비를 촉진한다. 수면 전문가들이 밤에는 밝은 빛 노출을 피하고, 특히 아침 시간대에는 자연광을 충분히 쬐라고 권하는 이유다.

멜라토닌은 일반적인 수면보조제와 달리 두 가지 방식으로 수면을 돕는다. 하나는 졸음을 유도해 잠들기 쉽게 만드는 ‘최면 효과’다. 이는 대부분의 수면보조제와 비슷한 작용이다.

또 다른 하나는 멜라토닌만의 특징인 ‘시간조절 효과’다. 이는 수면·각성 주기와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너무 일찍 일어나는 증상 등을 포함한다. 멜라토닌은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생체시계를 더 이른 시간대로 앞당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성인에게 자주 나타나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에서 효과가 클 수 있다. 이 증상은 생체시계가 실제 시계보다 늦게 맞춰져 밤늦게까지 졸리지 않고, 아침에는 일어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멜라토닌은 뇌에 “이제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더 일찍 보내 이런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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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형태도 다양하다. 멜라토닌은 크게 즉시 방출형과 서방형, 즉 지속 방출형으로 나뉜다.

즉시 방출형은 액상이나 씹어 먹는 제품에 많으며, 복용 후 10~30분 안에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 주로 쓰인다.

반면 서방형은 천천히 흡수돼 수면 중반에 효과가 최고조에 이르기도 한다. 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 유리할 수 있다.

잠드는 것과 수면 유지를 모두 돕도록 두 기능을 결합한 제품도 있다.

WP는 취침 전 불면증이 있는 어린이들이 멜라토닌을 사용한 뒤 더 빨리 잠들고, 전체 수면시간도 약 30분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모든 아이에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멜라토닌은 브랜드별 품질 차이가 크다. 2023년 한 연구에서는 일부 젤리형 제품이 멜라토닌 제품으로 표시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멜라토닌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일부 제품에서는 대마 성분인 CBD가 검출되기도 했다.

해당 연구는 시중 멜라토닌 제품 30종을 분석한 결과, 실제 함량이 표시량보다 83% 적거나 최대 478% 많은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고용량 멜라토닌 안전성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대부분의 과다복용 사례는 경미한 증상에 그쳤지만, 일부 어린이는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멜라토닌은 자폐스펙트럼장애(ASD)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비교적 풍부하다. 실제로 많은 임상의들은 행동치료 이후에도 불면증이 지속될 경우 멜라토닌 사용을 권고한다.

125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는 멜라토닌 복용군의 야간 총 수면시간이 약 60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멜라토닌을 복용한 어린이·청소년 275명이 위약군보다 평균 22분 더 오래 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효과와 안전성을 위해 멜라토닌을 취침 약 30분 전에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국제소아수면학회(IPSA)의 연령별 멜라토닌 권고 용량에 따르면 2세 미만은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의료진의 감독 없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2~3세 유아는 최대 1㎎, 4~5세 취학 전 아동은 최대 2㎎, 6~10세 학령기 아동은 최대 3㎎, 11세 이상 고학년 아동 및 청소년은 최대 5㎎까지가 권고 용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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