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배값 < 헌 배값’ 지속 왜?…“그만큼 조선 수요 강하다는 것” [비즈360]

클락슨 중고선가지수 212.39 기록
주간 상승 폭, 신조선가 대비 가팔라
중고선·신조선 모두 거래량 급증
즉시 투입 선박 수요 늘며 중고선가 ↑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HD현대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중고 선박 가격이 새로 짓는 배(신조선) 가격을 웃도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 조선업 슈퍼사이클 당시에나 볼 수 있었던 이례적 현상인데, 그만큼 글로벌 해운 시장의 운항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글로벌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중고선가지수는 전주 대비 0.88 포인트 상승한 212.39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6월 26일까지 중고 선박은 총 1217척 거래됐으며, 이는 전년 동기(893척) 대비 약 36%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탱커(유조선) 선종의 중고가 상승세가 매섭다. 선종별 상세선가를 살펴보면, 탱커 중 아프라막스급 리세일(신조 인도 전 재판매) 가격은 9600만달러로 일주일 사이에만 350만달러가 뛰었다. 최근 수년간의 추이와 비교하면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아프라막스급 리세일 가격은 2023년 8300만달러에서 2025년 8000만달러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올해 들어 단숨에 1억달러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인도 후 5년이 지난 아프라막스급 중고선가 역시 전주 대비 무려 500만달러가 급등한 85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화오션 옥포 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제공]


이처럼 중고선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새로 배를 만드는 신조선 시장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6월 26일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전주 대비 0.27포인트 상승한 185.15를 기록했다. 올해 신조선 누적 수주량은 1444척으로, 전년 동기(640척) 대비 125.6%라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다.

신조선 시장에서는 전 선종에 걸쳐 고른 상승세가 나타났다. 다만 일부 선종(아프막스급)에 한해서는 중고선 시장의 가격 상승 추이에 비해 비교적 변동 폭이 적었다. 탱커 중 MR(중형) 탱커, 드라이벌크(건화물선)선 중 파나막스급과 핸디막스급, 핸디사이즈가 각각 전주 대비 50만달러씩 상승했다. 가스선 중에서는 91k cbm급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이 50만달러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중고선가 폭등의 주된 요인으로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함께 ‘즉시 투입 가능한 선박’의 공급 부족을 꼽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최근 중동 분쟁 등으로 선박들의 우회 운항이 늘어나며 실질적인 운항 거리가 늘어났고, 이는 곧 선박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과 중국 조선소들의 수주 잔고는 급증하며 선박 인도 시점은 2028~2029년, 일부는 2030년 이후까지 밀린 상태다.

이에 당장 새 배를 발주하더라도 조선소들의 도크(건조 공간)가 이미 수년치 일감으로 가득 차 있어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장 운항이 가능한 중고 선박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중고선가가 신조선가를 추월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중고선가의 강세가 앞으로 새 배를 주문하는 신조선 단가까지 추가로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