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국가산단 가속화·광주 클러스터 신설 계획
과거 설비투자 목적 시장성 조달 사례 없어
영업활동으로 충당 전망…올해 순익 300조원 기대
2028년 말 현금 보유고 900조원 분석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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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삼성전자가 2040년까지 2450조원 규모 역대급 투자를 발표한 뒤 설비투자(CAPEX) 실행 계획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단순 환산시 앞으로 15년 동안 매해 160조원 가량을 써야 한다.
반도체에만 2100조원을 쓰기로 한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은 사실상 메모리반도체 산업이 시클리컬(Cyclical, 사이클을 많이 타는)한 성격에서 벗어났다는 내부 판단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설비투자를 위해 외부 조달하는 사례가 드문 만큼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현금만으로 막대한 투자금을 감당할 수 있다고 여기는 셈이라는 것이다.
증권업계의 삼성전자 현금 추정치를 봐도 이 같은 전망에 부합한다.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73조원을 기록했는데 2년 반 뒤인 2028년 이 수치가 9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 나올 정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6~2040년 국내 투자 비전’을 기준으로 한 연평균 투자 규모는 163조원에 달한다.
반도체 투자에만 약 2100조원을 투입한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기존 반도체 단지에 1650조원을 투자하고 광주에 400조원 규모 신규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천안과 온양에는 56조원을 들여 최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 팹(Fab)을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공급 부족이 심화되자 기존 투자 일정을 앞당기고 새로운 후보지를 정했다. 용인 국가산단은 당초 2047년까지 팹 6기를 지을 계획이었으나 2040년으로 7년 단축시켰다. 조속히 토목 공사에 돌입해 2028년 용인 1기 팹 건설에 돌입하는 게 목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로 인해 기술 패러다임이 상상하지 못할 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에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두고 현금흐름만으로 CAPEX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 받는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외부 조달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의 경우 국내에서 회사채 발행은 물론 달러채 발행을 지속하며 현금을 확보해왔다. 이달 10일에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ADR(주식예탁증서)을 상장시켜 최대 45조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2012년 미국법인이 10억달러 규모 채권을 발행한 이후 외부 조달 사례를 찾기 힘들다. 은행권을 통한 차입만 활용하는 상황이라 부채비율도 1분기 말 연결 기준 30%에 그쳤다.
이번 2450조원 규모 투자 역시 자체 현금을 통해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반도체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란 예측에 베팅한 셈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 수요는 엄청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기흥·화성을 시작으로 평택 공장도 공사 마무리 단계에 있고 용인 국가산단 이후를 준비할 시점도 당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를 뒷받침하려면 2040년까지 꾸준히 현금이 유입돼야 한다. 당분간은 재원 마련에 문제가 없다. 증권업계에선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투자가 한창인 AI 에이전트는 물론 향후 피지컬 AI 시장 개화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 유입 창구인 순이익도 매년 증가가 기대된다. 올해만 해도 300조원 넘는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CAPEX 지출을 고려해도 올해 연말 기준 200조원 안팎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기록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말 58조원에서 대폭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과 내후년 400조원대 순이익 달성도 점쳐진다. 최근 증권업계 보고서에 다르면 약 2년 반 뒤인 2028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최대 9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여겨진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표로 메모리가 AI시대 핵심 자원으로서 중장기 투자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물론 시장에서는 투자확대에 따른 급격한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단기적인 측면보다는 중장기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