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말’은 불륜을 저지른 사람과 그 배우자, 그리고 형제 부모 등 가족에까지 미치게 되는 심리에 관한 보고서다. 일명 불륜심리극이라 할 수 있다. 불륜으로 인해 오가는, 주고받는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리는 점이 여느 불륜 드라마와의 차이점이다.
‘사랑과 전쟁’ 등 불륜을 다루는 드라마들은 불륜을 반전이나 자극적 요소로 활용하면서 일정한 패턴이 존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따말’은 불륜이 이뤄진 후 주고받는 대화와 행동 속에서 결혼과 사랑, 그리고 우리의 삶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일부러 해볼만한 경험은 아니지만 불륜 후 서로에 대해 생각하고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되는 따뜻함 같은 것도 제공한다.

그래서 ‘따말’은 돋보기를 가지고 이런 상황들이나 그 과정을 세세하게 캐치하지 못하면 지루해질지도 모른다. ‘이혼하자는 거야, 그냥 살겠다는 거야’라는 식으로 바라보면 ‘따말’이 전하는 가치나 감성, 메시지가 잘 안 보이고 계속 도돌이표를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송미경(김지수 분)이, 나은진(한혜진 분)과 바람을 피운 남편 유재학(지진희 분)과 나누는 대사는 좀 더 섬세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배신감을 강하게 느낀 미경은 초기에는 재학에게 “잘못은 너희가 하고 고통은 왜 내가 받아야 해. 사랑 있는 노예로는 살 수 있지만 사랑 없는 왕비로는 살 수 없다. 두 마음 품고 있는 남자 보고 살 자신 없다”고 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섹스한 후) 그 애랑 나랑 어때? 어떤 게 더 좋았어? 걔(은진)를 더 좋아했구나”라고 했다가 “걔하고는 어떻게 데이트했어? 어떻게 했기에 걔가 넘어왔는지 궁금해”라고 말한 것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심지어 은진을 찾아가 “왜 호텔에 가서도 안 잤어? 사랑하면 가지고 싶잖아”라고 따진다.
유재학은 파경위기 속에서 비로소 아내가 힘들었던 점을 이해한다. 아내의 삶이 없었고, 모든 게 시집 식구와 함께한 경험뿐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유롭게 살라며 아내를 오피스텔에서 지내게 해준다. 아내의 헌신을 당연시해왔던 것에 대해 미안함도 함께 표시했다. “부부가 너무 잘 돌아가는 것도 문제야. 이혼하면서 부부가 같이 문제를 풀고 있어”라는 아이러니가 존재하지만.

이런 점은 파경을 맞고 있는 나은진과 김성수(이상우 분) 부부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불륜으로 인해 여동생 은영(한그루 분)의 사랑도 이뤄지지 못하게 된 데 대해 고통받는 나은진을 남편이 이해하게 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때 자신도 불륜을 저질렀던 경험이 있는 성수는 은진에게 “난 네가 요즘 불쌍해. 네가 가여워”라고 말하고, 은진도 “내 아픔을 당신 아픔처럼 느끼고 있는 것 같아. 당신 요즘 참 고맙다”라고 했다. 은진의 아버지 나대호(윤주상 분)는 은진에게 “얽히고설키는 게 한 사람만의 잘못으로 되는 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넘어졌을 때 일으켜줄 사람이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결혼하고 부부가 되는 거란다. 너 지금 넘어졌잖아. 손 내밀면 잡아라”고 조언했다.
사람은 위기를 극복할 때 더욱 강해지는 법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힘들 때 진짜 친구를 알 수 있듯이 불륜이라는 위기 상황도 잘 극복하면 새로운 관계가 정립될 수 있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로 망가졌던 가정을 복구하려는 실험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어찌 됐든 불륜은 당사자들에게 인생의 큰 시련이다.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따말’에서는 읽힌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