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슈퍼, PB상품으로 싱가포르 진출

싱가포르에서 김상현(오른쪽부터)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과 비풀 차울라 NTUC 페어프라이스 그룹 대표가 롯데 PB 상품을 공급 및 판매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롯데 유통군이 롯데마트·슈퍼의 PB(자체브랜드)상품을 앞세워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한다.

롯데 유통군은 28일 싱가포르 유통업체 ‘NTUC FairPrice(이하 페어프라이스)’와 PB 상품을 공급·판매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와 비풀 차울라 NTUC 페어프라이스 그룹 대표 등이 참석했다.

페어프라이스는 연 4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내는 싱가포르 유통업체다. 1973년 설립 이래 싱가포르 전역에서 161개 슈퍼마켓과 184개 편의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 유통군은 이번 협약으로 페어프라이스 내에 숍인숍 형태의 롯데 PB 상품 매장을 꾸린다. 롯데마트·슈퍼의 PB 상품 ‘오늘좋은’과 ‘요리하다’를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페어프라이스의 PB 상품도 역으로 롯데마트와 슈퍼에 도입한다.

페어프라이스 내 즉석조리 특화 매장인 ‘요리하다 키친’도 운영한다. 식품의 조리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는 개방형 주방과 함께 식사 공간을 구성했다. 떡볶이, 김밥 등 분식뿐만 아니라 치킨, 닭강정 등 다양한 즉석 조리 식품을 선보인다.

롯데 유통군은 싱가포르가 소비 잠재력이 커 유통과 식품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봤다. 싱가포르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약 9만 달러로 아시아 1위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3 농식품 수출 국가 정보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1인당 식품 소비액은 2018년 이후 연평균 1.0%씩 성장하고 있다. 식품 시장의 경우 2022년 약 114억 달러(약 12조원)에서 향후 매년 4.8%씩 증가해 2026년에는 137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싱가포르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싱가포르 간편조리식품 시장 규모는 2022년 5000만 달러(한화 약 500억원)이며, 2027년까지 향후 5년 동안 약 3%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하노이 웨스트레이크에 위치한 롯데마트 웨스트레이크점 PB존의 모습. [롯데쇼핑 제공]

롯데 유통군 PB의 이번 싱가포르 진출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새로운 판로 개척에도 의미를 가진다. 롯데마트·슈퍼의 수출용 PB 상품의 90% 이상이 국내 중소·중견기업 제품이다.

비풀 차울라(Vipul Chawla) NTUC 페어프라이스 그룹 대표는 “한국 여행의 일상화와 K푸드의 열풍은 한국 음식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롯데 유통군의 PB 상품이 한국의 맛을 싱가포르에 전할 수 있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베트남, 몽골, 홍콩에 이은 싱가포르 진출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K푸드를 알리고, 향후 북미와 유럽 등 다양한 권역으로 PB 수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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