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구시 수성구에서 30대 여성이 14살 소년을 흉기로 찌르는 일이 벌어졌다.[JTBC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자기 딸과 만나던 14살 남학생을 흉기로 찔러 중태에 빠트린 30대 여성이 구속됐다. 여성은 남학생 때문에 자신의 딸이 일탈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12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은 전날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38·여) 씨에 대해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9일 오후 10시 40분께 대구 수성구 범어동 길거리에서 "딸이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며 B(14) 군의 복부를 흉기로 한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다. 대학병원에 이송된 B 군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 영상을 보면, A 씨는 길거리에서 전봇대에 기대어 서 있다가 자신의 딸과 함께 있는 B 군에게 다가가 밀친다. 그리고는 흰 천에 숨겨둔 흉기를 꺼내 공격하기 시작한다. 딸이 A 씨를 말리며 무릎을 꿇고 애원했지만 A 씨는 멈추지 않았다.
한 목격자는 "딸이 목덜미를 잡고 말리는데도 엄마가 제어가 안 되더라"라고 말했다.
9일 대구시 수성구에서 30대 여성이 14살 소년을 흉기로 찌르는 일이 벌어졌다.[연합뉴스TV 캡처] |
B 군은 공격을 피해 달아났지만 멀리 가지 못하고 쓰러졌고, A 씨는 300여m를 쫓아갔다.
10여분 동안 이어진 난동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A 씨를 삼단봉으로 제압하면서 끝이 났다.
목격자에 따르면, A 씨는 경찰에 붙잡혀 가면서 '남자아이를 4번이나 경찰에 신고했는데 그냥 풀어줬다. 그래서 직접 나섰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A 씨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진술과 딸의 진술이 달라 범행 경위 등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