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 제품에 ‘HAIM’ 브랜드
민수 선박용 항법장치에 도입 추진
세계 시장 2029년 30조원대 전망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도탄 등에 탑재되는 관성측정장치(IMU, Inertial Measurement Unit)의 브랜드를 만든다. 그간 군용(軍用)으로만 공급하던 제품을 브랜딩해 본격적인 민수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1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회사는 자체 개발한 관성측정장치 제품의 브랜드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부적으로 확정한 브랜드명은 ‘HAIM’으로,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Hanwhaaerospace) IMU’의 줄임말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관성측정기는 방산 분야는 물론 민수 분야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HAIM 제품을 통해 방산 분야뿐 아니라 민수 분야 사업에도 진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수 선박용 항법장치에 적용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항법 시스템 활용 첨단장치=IMU는 다양한 이동체에서 위치와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다. 핵심 구성품은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다. 자이로스코프는 회전운동을 감지해 각속도 또는 회전각을 측정할 수 있고, 가속도계는 병진운동을 감지해 가속도 측정에 적합하다. IMU는 이를 통해 다양한 이동체에서 위치와 움직임을 측정한다.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항공기·드론·미사일 등의 관성항법장치(INS, Inertial Navigation System)에 필수다.
IMU 측정값을 활용해 INS 내 항법컴퓨터는 이동체의 위치·속도·자세를 실시간으로 계산해 결정한다. 유도탄에 탑재된 IMU가 유도탄의 각속도와 가속도를 측정하면, INS는 이를 활용해 적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위치와 목적지를 파악하고 조정하는 식이다. IMU 없이는 유도탄이 표적을 향해 정확하게 날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처럼 정확한 위치와 경로 확인에 도움을 주는 IMU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유도탄을 비롯한 항공·해상·지상의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항공기와 모의 비행 장치, 선박과 잠수함의 운행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민수 분야로 활용범위 확대 중=IMU는 기존에는 주로 군용 플랫폼에 탑재됐지만 최근 자율주행 차량, 로봇, 드론 등 민수 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항공우주산업에도 항법장치는 필수 요구 사항이다. 우주로 날아오를 우주선은 물론, 발사대와 우주 정거장 개발에도 도입되고 있다. 사용처 확대 등을 고려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재작년 8월부터 141억원을 들여 전술급 IMU 제조설비 증설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IMU 시장 규모는 2021년 157억1000만달러 규모였고, 2029년까지 283억7000만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관은 무인 항공기 증가 및 스마트 로봇공학,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에 대한 수요 증가 등이 IMU의 수요를 촉진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IMU 등 항법장치를 자체 개발해온 국내 대표 기업이다. 앞서 한화 방산 부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흡수합병되기 전부터 최첨단 항법장치 개발을 이어오며 20년 이상 육·해·공군에 납품해왔다.
대표적으로 K2 전차, 수리온 헬기, 해군 잠수함 증에 탑재됐으며, 지난 2021년 국내 업체 동강엠텍에 자체개발 항법장치를 민수용 최초로 공급한 바 있다. 고은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