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주기’ 中 쑨룽 “한국 더러워!”…적반하장 막말

기자회견 중 눈물 흘리는 쑨룽. [CCTV 갈무리]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동료 선수 밀어주기 의혹을 받는 중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 쑨룽(25)이 한국 대표팀을 향해 “더러워!”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중국 매체 ‘시나 스포츠’에 따르면 쑨룽은 이날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을 마친 뒤 공동 취재구역(믹스트존)을 빠져나가며 “더러워! 그냥 더러워!”라고 소리를 질렀다.

매체는 쑨룽이 이같이 외친 이유에 대해 “한국 쇼트트랙이 결승 두 경기서 중국 팀에 악의적 반칙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주장한 두 번의 결승은 남자 쇼트트랙 1000m 종목과 5000m 계주 종목인 것으로 보인다. 1000m 결승에선 쑨룽이 대한민국의 박지원(29)과 몸싸움 중 홀로 넘어졌다. 이에 장성우(23)와 박지원이 각각 금메달, 은메달을 따냈다.

5000m 계주 결승에서도 한국 선수와 중국 선수와의 충돌이 있었다. 당시 마지막 주자로 나선 박지원이 선두로 치고 나왔을 때 린샤오쥔(29·한국명 임효준)이 추월을 시도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린샤오쥔이 뒤따라오던 카자흐스탄 선수에게 걸려 미끄러져 한국이 2위, 중국은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심판은 두 선수의 몸싸움 과정에 대해 박지원이 반칙을 범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대한민국은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음에도 실격 처리됐다. 이에 중국이 3위로 올라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시나 스포츠는 “1000m 결승에서의 판정은 쑨룽에겐 당연히 불만이었을 것”이라며 “쑨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팀은 항상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비난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판정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그(박지원)를 때리지 않았다”며 “대체 이게 왜 내 반칙인가? 공정한 판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쇼트트랙의 재미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8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의 반칙 논란 장면. 흰색 옷을 입은 한국의 박지원이 선두로 치고 나가자 빨간 옷을 입은 중국 선수 쑨룽이 린샤오쥔의 엉덩이를 오른손으로 밀어주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반면 정작 쑨룽은 이번 대회에서 린샤오쥔 밀어주기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남자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쑨룽은 선두 경쟁 중인 린샤오쥔의 엉덩이를 뒤에서 밀어줬다. 박지원과 경합 중이던 린샤오쥔은 쑨룽에게 엉덩이가 밀린 뒤 속도를 높여 가장 먼저 결승선 통과에 성공했다.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에 따르면 쇼트트랙 선수는 경기 중 동료로부터 밀어주기 도움을 받아선 안 된다. 밀어주기 의혹이 있었음에도 심판은 별다른 조치에 나서지 않았고, 결국 린샤오쥔이 500m 금메달을 따냈다.

한 중국 언론은 이를 두고 “쑨룽이 린샤오쥔을 도왔다”며 “이게 바로 팀 차이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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