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농구 최인선 감독의 덕장 리더십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KBS ‘우리동네 예체능’ 농구팀을 이끄는 최인선 감독의 ‘명장’ 리더십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선수를 다루는 노하우며 게임 운영 능력, 그리고 선수 기용에서 ‘리더란 이런 것이다’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최 감독은 경기인 만큼 승부를 중시하지만 순간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뚝심을 지니고 있다. 승리를 위해 절대 스타플레이어 1~2명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는 “선수는 잘할 때 빼줘야 한다”고 말했다. 잘 못하면 바로 빼버리는 선수 기용과 다른 방식이다. 기업들도 망해갈 때 구조조정을 할 게 아니라 평상시 잘될 때 해야 한다는 이치와도 같은 맥락이다. “평상시에도 잘하는 선수를 빼고 다른 실험과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서 최강창민과 이정진을 묶어 실전에서 새로운 활용도를 보기도 했다.”

최 감독은 “프로가 아닌 경기에 승패는 크게 의미가 없다”며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이기기 위해 힘쓴다. 한일전의 승리는 그렇게 해서 엮어낸 것이다.


최 감독은 “경험이 부족하면 자신감을 잃는다. 지는 한이 있더라도 후보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최 감독은 주전으로만 버티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남 창원팀에게 1쿼터에 무려 17-0이라는 스코어로 지자 최 감독은 오히려 김혁을 빼고 모든 선수들을 뛰게 해주었다.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을 활용해야 한다. 후보들이 실전에서 해봐야 강해진다. 후보들이 조금 못한다고 ‘어이쿠 위험하네’ 하고 멤버를 바꾸면 안 된다.”

그렇게 해서 창원과의 게임에서 존박과 이혜정, 이정진은 골로 이어지는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었고, 기량이 약한 강호동과 최강창민에게도 마지막 슛 기회를 주었다.

“NBA에서도 마이클 조던은 스코트 피핀이 같이 있어야 살아난다. 조던이 ‘시카고 불스’에서 우승한 게 7년 만이었다. 처음에는 잘난 체하는 조던을 동료들이 무시했지만 조던이 겸손을 터득해 동료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우승 행진을 하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공격은 상대팀의 수비에 따라 달라지지만 수비는 작전대로 할 수 있다”면서 수비를 강조하기도 했다.

선수 시절 예쁜 농구를 구사했던 최인선 감독은 “‘예체능’의 여파로 농구 동호회가 늘어나는 게 즐겁다. 인기 검색어 2위까지 올라갔다”면서 “생활체육이 발달해야 민도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프로농구에 용병들을 데려오는 일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용병이 고공농구를 펼치면 우리 선수는 다 죽는다. 실제로 최장신 피터 라모스가 김병철을 죽였다”면서 “농구는 국제 경쟁력을 키울 게 아니다. 세계 대회에 나가면 우리는 거의 꼴찌다. 우리끼리 재미있게 하는 로컬 룰을 만들어야 한다. 미식축구는 미국만 하지만 재미있게 하지 않나”고 말했다.

어쨌든 ‘예체능’이 빛나고 있는 데에는 최인선 감독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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