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중심서 환경·탄소 통합 관리로…‘제6차 친환경농업 계획’ 논의
기후 대응·탄소 감축 병행…농업 정책 구조 전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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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기상 이변으로 인한 농가 피해가 일상화하면서 대한민국 농업 정책의 근간을 생산 중심에서 환경과 탄소 관리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업이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인 동시에 탄소 배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구조적 변화 없이는 지속 가능한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환경연구원(KEI)과 지난 23일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농정 패러다임 전환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상기후 확산으로 농업 생산의 불확실성이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나왔다.
최근 저온·폭염·가뭄·집중호우 등 기상 이변이 반복되면서 주요 작물의 생산량 변동성이 커지고, 병해충 발생 주기도 짧아지는 등 농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농가의 경영 불안이 커지고 있으며, 단기적 재해 대응 중심의 정책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농업은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동시에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이중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메탄과 아산화질소 등 농업 부문의 주요 배출가스는 감축이 쉽지 않아, 기술과 정책을 병행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연구기관은 생산 확대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환경 관리와 탄소 감축을 함께 고려하는 ‘통합 농정’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흐름이다.
발제에 나선 박형호 KREI 부연구위원은 ‘제6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의 비전으로 ‘환경과 조화되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제시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유기·무농약 인증 면적 비중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고, 화학비료와 합성농약 사용량을 헥타르(ha)당 각각 227kg, 9.0kg 수준까지 감축한다는 목표다.
2050년까지 유기 인증 면적을 전체 경지의 20%까지 확대하는 중장기 로드맵도 함께 제시됐다. 이는 국내 농업을 환경 친화적 구조로 전환해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농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시장 활용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정학균 KREI 거시농정연구본부장은 농업 부문의 메탄과 아산화질소 배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저탄소 농업기술 보급과 탄소배출권 거래제 연계 필요성을 설명했다. 농업을 단순 생산 산업이 아닌 ‘탄소 감축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에너지 전환을 통한 농촌 경제 활성화 전략으로는 ‘영농형 태양광’이 제시됐다. 신동원 KEI 연구위원은 농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농가 소득을 보완하는 모델을 소개했다. 이는 기후 대응과 농가 소득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된다.
다만 전력계통 접속 포화와 지자체별 이격거리 규제 등 제도적 장벽이 여전히 존재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 필요성도 함께 언급됐다.
종합토론에서는 농정의 중심축을 생산성 중심에서 환경 가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농업 특성을 반영해 국가 적응대책 내 농업 전략을 구체화하고,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하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기후 대응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농업은 기후변화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산업인 만큼 대응이 늦어질 경우 생산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농정 역시 구조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형호 부연구위원은 “생산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환경과 탄소를 포함한 지속가능성 중심 정책으로의 전환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