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란데 월세 188만원 달래요” 갈수록 심해지는 전월세난…규제지역 매입임대 6.6만호 효과낼까 [부동산360]

연립·다세대 월세통합지수 역대 최고
오피스텔 월셋값도 고공행진
정부 ‘매입임대’ 특단의 대책 두고
전문가 “단기적 처방” 분석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 빌라 다세대 주택가 모습. [연합]


#.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80㎡짜리 빌라는 지난해 6월, 보증금 2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하지만 1년 후인 지난 19일 같은 삼전동에서 더 좁은 78㎡짜리 호실이 보증금 3억원·월세 110만원에 월세계약이 체결됐다. 최근 아파트 전월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비아파트로 흘러나오자 공급 부족에 의한 가격 인상이 나타난 것이다.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서울의 전월세 수급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매입임대 6만6000호 공급’을 발표하며 그 효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아파트 공급 대신, 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매입임대를 통해 시간도 단축하고 주거 안정을 꾀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의 연립·다세대 월세통합지수는 101.23(2026년 1월=100)을 기록해 통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아파트에서 빌라로 눈을 돌리며, 대체 주거지로 여겨지던 비아파트 마저 수급 불균형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한강 이북의 14개 자치구 월세 지수가 101.37을 기록하며 강남(101.1)을 앞질러 눈길을 끌었다. 4월에는 전월 대비 0.54% 상승하는 등 서울 전역(0.5%)보다도 훨씬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전세 매물 부족으로 서울 외곽 강북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전월세 난이 더욱 심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피스텔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4월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04.82(2023년 12월=100)를 기록해 전월(104.52) 대비 0.28% 상승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비아파트 월세 가격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및 강남3구 연립·다세대주택 거래량 추이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물량 9만 가구라는 특단의 대책을 꺼내 들었다. 상대적으로 빨리 공급할 수 있는 비아파트를 늘려 급한 불부터 끄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밝힌 계획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규제지역에서만 6만6000가구를 배정한다. 규제지역 매입임대 물량은 과거 3만6000가구보다 2배 가량 많은 수치다.

매입임대주택이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도심 내 기존 주택을 사들인 후, 주거 안정이 필요한 이들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주택을 의미한다.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기본형 방식과 새로 지어진 곳을 공급하는 신축매입임대, 그리고 리모델링을 통해 공급하는 리모델링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이 있다.

정부는 특히 신축매입물량을 3만4000가구에서 5만4000가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로써 서울 25개 구와 과천·광명·성남·수원·안양·용인·의왕·하남시 등 경기 12개 지역에는 정부가 사들이는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향후 2년간 수도권, 규제지역에 매입임대를 ‘6만6000호+α’를 공급하겠다”며 “사실상 규제지역에는 민간 비아파트 공급이 장기평균 이상으로 회복할 때까지 무제한으로 중단없이 매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주거대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전월세 안정을 꾀하겠단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 [연합]


전문가들은 일단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신규 아파트 공급 속도를 높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합리적인 처방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양지영 신한은행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공급 속도가 빠르고,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이 도심 내 직주근접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한다”며 “특히 그동안 비아파트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전세 사기 우려를 공공매입임대 사업이 해결함으로써 수요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궁극적으로 비아파트 매입임대 주택이 주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결국 현재 주택 시장에서 나타나는 수요는 ‘내 아파트 마련’인데, 정부의 조치가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아파트가 왜 비선호되는지, 그간의 시장심리가 무슨 이유로 아파트로 편중돼왔는지를고려하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며 “비아파트 주택도 결국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야 하는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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