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 KDDX 사업 ‘K-함정 패권 경쟁’

경쟁입찰 상세설계, 두 회사 참여
HD현대 군사기밀 유출 최대변수
글로벌 함정 시장 진출의 지렛대
‘3년 표류’ 종지부, 연내 결론 전망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본격적으로 건조할 사업자 경쟁입찰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나란히 참여했다. 최초의 ‘100% 국산화 전투함’ 사업자 자격을 누가 거머쥘 것인지를 두고 3년 가까이 계속된 양사 공방 역시 연내 종지부가 찍힐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전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진행된 1차 입찰 땐 참여하지 않았으나, 2차 입찰에선 마감일인 29일 직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마감일 막판까지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의 ‘보안감점’ 관련 법적 대응 절차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2차 입찰 참여와 함께 법원에 ‘보안감점 연장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도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측은 “보안감점 적용이 법적 근거 없이 부당하게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보안감점 적용 여부는 이번 사업자 선정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 작성한 KDDX 관련 자료를 직원들이 유출한 사건으로 KDDX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보안감점을 적용받고 있다.

글로벌 함정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KDDX는 국내 함정 시장 주도권을 결정 짓는 시험대 역할이 크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6000t(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이번 입찰 대상인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규모는 8821억원으로, 후속함까지 포함하면 총사업비가 7조8000억원에 달한다.

기존에 해군은 미군이 개발한 첨단 레이더 시스템인 이지스를 수입해 써왔다. 그러나 KDDX는 이지스를 포함, 모든 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 함정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업체들로선 KDDX가 함정 건조 역량을 입증할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KDDX는 지난 2023년 기본설계를 마쳤으나, 본격적인 건조 작업을 앞두고 사업자 선정 문턱에 걸려 3년 가까이 표류 중이다.

통상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와 건조까지 맡는 수의계약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컸다. 기본설계 과정에서 함정에 설치되는 무기와 시스템까지 구상하기 때문에, 이후 절차도 동일 업체가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지난 2023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기밀 사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양사 공방이 격화하기 시작했다.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참여 여부를 제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으나, 한화오션은 군사유출 과정에 임원급이 개입했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도 한화오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현재로선 양측이 고소·고발을 취하했지만,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논쟁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에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상세설계부터는 발주처가 임의로 사업자를 정하는 수의계약이 아닌 업체들이 경쟁하는 지명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경쟁입찰은 각 사가 낸 제안서를 평가해 점수를 매겨 사업자를 선정한다. KDDX 경쟁입찰에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양사가 나란히 참여하면서 평가 기준 등을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은 제안서 평가 등을 거쳐 오는 9~10월 사이 사업자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3년까지 해군에 KDDX를 인도하는 것이 목표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7600t급, 8200t급 이지스구축함을 건조해온 경험을, 한화오션 3200t급 구축함을 건조한 경험을 앞세우고 있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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