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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국내 증시가 ‘검은 금요일’과 ‘검은 월요일’을 연이어 맞으면서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청산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증시 급락으로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의 빚투 잔고가 남아 있어 추가 매도 압력이 증시를 더욱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위탁매매 미수금 반대매매 금액은 16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243억원) 대비 약 8배 급증한 수치다. 이는 사실상 역대 최대 수준으로 평가된다.
공식 통계상 최고치는 2023년 10월 24일 기록된 5487억원이지만, 당시에는 영풍제지 거래정지 사태로 인해 반대매매 주문이 실제 시장에서 체결되지 못하면서 미청산 금액이 누적된 특수한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이에 2023년 10월 당시 통계를 제외하면 최근 반대매매 규모가 이례적으로 큰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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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별 반대매매금액 추이 |
반대매매 급증의 배경에는 최근 증시 급락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5일 코스피는 환율 급등과 반도체주 약세 영향으로 5% 넘게 하락했다. 이어 8일에는 서킷브레이커와 매도 사이드카가 동시에 발동될 정도로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76.18포인트(8.29%) 급락한 7484.41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3월 4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 자금을 활용해 주식을 매수한 뒤 정해진 기간 내 대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발생한다. 특히 위탁매매 미수거래의 경우 투자자는 2거래일 내 대금을 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3거래일째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한다.
문제는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레버리지 규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초단기 빚투를 의미하는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 5일 기준 1조688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1조8292억원)보다는 감소했지만, 이달 2일(1조3277억원)과 비교하면 36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대표적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8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29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 38조원에서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이에 시장에서는 추가 반대매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급락장에서 담보 유지 비율이 무너진 계좌가 늘어나면서 추가 강제 청산 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8일 급락분이 아직 반대매매 통계에 본격 반영되지 않은 만큼 이번 주에도 대규모 반대매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레버리지 투자 비중을 점검하고 현금 비중을 확보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신용거래 잔고가 높은 종목들은 반대매매 물량 출회에 따른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승장에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급락장이 발생하며 반대매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추가 반대매매 물량이 출회될 경우 주가 하락이 다시 담보 부족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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