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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홍명보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북중미 월드컵에서 선수들의 수분 보충을 명분으로 경기 도중 휴식 시간을 의무화했으나, 방송사들이 이를 사실상의 광고 시간으로 활용하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3개국(캐나다·멕시코·미국)이 공동 개최한 이번 대회에서 전·후반 각각 3분간 운영되는 ‘물 보충 휴식’(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제도가 극심한 상업성 논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FIFA는 북중미의 무더운 여름 날씨 속에서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이 이 틈을 타 맥주나 스포츠 베팅 업체 등의 광고를 대거 내보내면서, 축구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중계권료 및 광고 수익 확대를 위한 편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축구 현장의 불만도 상당하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14년 만에 프랑스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 디디에 데샹 감독은 “그 3분이 경기의 모든 흐름을 끊어놓는다”며 “현장은 적응해야겠지만, 광고를 틀 수 있게 된 방송사들은 행복하지 않겠느냐”고 일침을 날렸다.
실제로 수분 보충 휴식은 당초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기온이 섭씨 32도를 넘을 때만 예외적으로 적용되던 제도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기온과 관계없이 모든 경기에 의무 시행되고 있다. 미국 대표팀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치른 파라과이와의 개막전 전반전 당시 기온은 섭씨 22도에 불과했으나 규정대로 경기가 중단됐다.
축구계에서는 선수 보호보다 천문학적인 광고 수익 창출이 진짜 목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 대회 총 104경기에서 전·후반마다 3분씩 광고가 편성되면서, 대회 전체로 보면 10시간이 넘는 추가 광고 시간이 확보된다.
스포츠 미디어 컨설턴트인 존 코스너 전 ESPN 임원은 “사실상 전·후반 위주의 축구를 4쿼터제 경기로 쪼개놓은 셈”이라며 “방송사 입장에선 엄청난 가치의 광고 구간을 새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대회 초반 일반 경기의 30초 광고 단가는 약 20만 달러(약 3억 원) 선이며, 미국 대표팀 경기의 경우 최고 75만 달러(약 11억 3000만 원)까지 치솟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작전타임이나 공수 교대가 잦은 미식축구, 농구, 야구와 달리, 45분간 끊임없이 유기적으로 흘러가는 축구의 고유한 특성이 이번 조치로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내 영어 중계권을 보유한 폭스스포츠는 개막전 첫 휴식 시간에 ‘파워에이드 수분 보충 휴식’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뒤 곧바로 광고 5편을 연속 송출했다. 특히 후반전에는 광고 편성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부 시청자들이 경기 재개 직후의 초반 장면을 놓치는 대형 중계 사고성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폭스스포츠의 월드컵 스튜디오 진행자인 롭 스톤 역시 “팬의 관점에서 나 역시 이 제도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제발 상업적 목적이 아닌, 오직 선수 복지를 위한 올바른 이유 때문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