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호르무즈 통행료 없을 것”
이란은 “ 60일만 무료…징수권 인정받아”
이란 동결자금 해제 두고도 딴소리
MOU 타결 발표 후 인터뷰·브리핑서 신경전 지속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비롯한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이어갈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미국과 이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미 전자서명까지 마쳤다. 미국 측은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서명식 이후 합의문을 공개할 것이라 전했다.
합의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방식에 대해 양국의 의견 차이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찾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통행료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궁극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영구 면제될 것이라는 주장한 바 있다.
반면 이란 반(半)관영 파르스 통신은 정반대의 소식을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항 수수료 징수권이 인정됐다는 것이다. MOU 체결 후 60일 동안만 선박의 무료 통항을 허용하고 이후로는 오만과 함께 해협을 관리하면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이란 측 주장이다.
MOU 체결 후 60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무료로 통행할 수 있다는 것은 미국도 인정하는 바다. 문제는 60일 이후 해협 통행 방식을 어떻게 할 지다. 최악의 시나리오로는 60일 동안 진행하는 후속 협상에서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이후 이란이 일방적으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 14일 미 ABC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이란이 농축 (핵)물질 보유분을 제거한다면 제재 완화가 이어질 것이고 이란이 검증체제를 허용하는 조치에 나선다면 제재 완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핵 협상 이행 과정에 따라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유화책’은 호르무즈 해협 등 남은 과제에서 이란이 우호적인 결정을 하길 바라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희망과 달리, 전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최상의 무기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이란이 이에 따라줄지는 확실치 않다.미국이 ‘당근’처럼 내건 동결자금 해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이란의 입장차가 두드러진다.
이란은 MOU 서명과 동시에 동결자금 일부가 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MOU 서명 이후 60일간의 협상이 미국의 3가지 약속 이행에 달려 있다며 ▷해상봉쇄 해제 ▷군사작전 종료 ▷동결자금 해제를 들었다.
해외에 묶여있는 이란의 동결자금은 총 1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이란 매체들은 MOU 서명과 함께 120억달러가 전달될 것이고, 60일간의 협상 중 추가로 120억달러의 동결자금이 해제될 것이라 전했다.
반면 미국은 MOU 서명의 대가로 동결자금을 해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미 미국과 이란 대표가 MOU에 전자서명했지만 이란에 “돈이 지급되지 않았고, 이건 변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란이 먼저 동결자금을 해제해야 추후 핵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고집한다면, 협상은 초반부터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양국 협상의 시작인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낮은 단계의 합의다. MOU 초기 이행부터 틀어진다면 향후 60일간의 핵 협상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에 화물선이 정박해 있다.[AP=연합]](http://heraldk.com/wp-content/uploads/2026/06/HORMUZ.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