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경기장 진입하려는 경찰…시위대와 일촉즉발 대치 [세상&]

핸드볼경기장 봉쇄에 체육계 업무 차질 호소
입회 시도하자 “시민 동행하라” 시위대 반발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개표소가 있는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서현 수습기자


[헤럴드경제=정주원·김아린 기자, 김서현·윤승현 수습기자] 16일 오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는 긴박한 상황이 빚어졌다. 대한체육회의 요청에 따라 직원들의 경기장 진입이 필요하다고 경찰은 설득하고 있으나 집회 참가자들과 2시간 가까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께부터 현장에는 대화경찰관과 형사 등 100여명이 배치됐다. 대화경찰은 집회·시위 현장에서 집회 주최 측과 소통하며 갈등을 줄이는 역할을 맡은 경찰관이다. 이들은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체육단체의 장비와 서류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며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들과 대화에 나섰다.

더불어 송파경찰서 형사과장은 집회 시민들에게 두 차례 “대한체육회가 건물에 들어가려고 한다. 방해하면 업무방해가 적용될 수 있다. 협조해 달라”고 알렸다.

일부 시민들은 “(체육단체의) 생업을 어떻게 책임져 줄거냐” “길을 열어주자” 등을 외치며 경찰에 협조하려는 태도를 보였지만 다른 일부는 “시민 동행 하에 들어가라” 같은 조건을 내세웠다. ‘참정권을 먼저 보장하라’면서 소리치는 시민들도 다수 있다.

이달 3일 열린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터지자 연일 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질타하는 집회가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 이어지고 있다. 핸드볼경기장은 선거 개표소로 쓰였던 장소다. 집회 참가자들은 경기장 출입구를 사실상 봉쇄했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 사무실과 장비 보관소를 두고 있는 체육단체들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지난 8일에는 장비를 꺼내가려던 여자 핸드볼팀 선수들이 일부 시민들에게 가로막히거나 소지품을 보이라는 요구를 받는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펜싱대표팀도 오는 19일 인도에서 열리는 아시아펜싱선수권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쓸 칼 같은 핵심 장비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들의 권익과 체육인들의 생존권이 침해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발생한 업무방해와 피해가 확인될 경우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올림픽공원 시위를 두고 “시위대의 민간인 출입제한 행패 등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대해 행위자는 물론 공모자에 대해 엄중수사를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20대 청년 3명이 모여 6.3지방선거 재선거와 선관위 개혁 등을 요구하는 소규모 집회를 열었다. 윤승현 수습기자


청와대 앞에서도 재선거 목소리 나와


한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별도의 집회를 꾸린 무리도 등장했다. 이들은 ‘잠실에서 정치적 주장이 등장해 취지가 흐려졌다’며 새로운 장소에서 재선거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16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는 20대 청년들이 선거관리위원회를 비판하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종로경찰서에 한 달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매일 9시부터 사랑채에 모여 목소리를 함께 내자고 제안하는 게시물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이 게시물 댓글에는 ‘지지한다’는 반응과 더불어 ‘분산되면 좋을 게 없다’는 댓글도 다수 달렸다.

20대 청년 3명은 전날 오후 5시30분께 사랑채에 모여 첫 번째 집회를 열었다. 사랑채 맞은편 담벼락 앞에서 스케치북에 ‘재선거 실시’ ‘선관위 특검’ 따위의 문구를 적어 손에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기존 집회가 이어지던 올림픽공원에 머무르는 것만으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해 청와대 앞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A씨(26)는 “(잠실) 현장을 지키던 5여명과 논의한 끝에 이곳으로 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공원 집회에 초기부터 참여해왔지만 시간이 지나며 각자의 정치색이 묻어나기 시작했다”며 “참정권 수호라는 당초 취지에 맞게 재선거와 선관위 개혁이라는 두 가지 요구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했다.

장준우(27) 씨는 “사람들이 빠지거나 의도가 하나로 합쳐지지 않더라도 우리 세대가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했다.

또 다른 집회 참가자는 “이 집회는 특정 단체 주최가 아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라며 “오고 싶으면 오는 방식으로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어떠한 형태의 후원금을 받지 않고 ▷특정 정당의 상징물은 사용하지 않으며 ▷태극기 외의 깃발은 사용하지 않겠다 등의 원칙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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