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도 모셔라” 스페인 막은 40세 골키퍼 사연에…미국 정부 ‘발칵’

스페인 막아 0-0 무승부 이끈 카보베르데 보지냐

정작 어머니는 비자·비용문제로 경기 직관 단념

미 정계·국무부 나서 대응 마련 약속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FIFA 월드컵 2026 조별리그 스페인 대 카보베르데의 경기 중, 카보베르데의 골키퍼 보지냐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낸 카보베르데의 40세 노장 골키퍼 ‘보지냐’. 경기 후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정작 그의 어머니는 비싼 ‘비자 보증금’과 막대한 비용 탓에 아들의 역사적인 월드컵 데뷔전을 직관하지 못한 사연이 알려져 논란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전날 보지냐는 전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스페인의 슈팅 27개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0-0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보지냐의 어머니 아나 칸디다 에보라(59)씨는 당초 아들의 월드컵 데뷔전을 현장에서 직접 응원할 예정이었으나 까다로운 미국 비자 절차와 막대한 비용이 발목을 잡아 끝내 경기 직관을 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비자 만료 후 불법 체류를 막기 위해 카보베르데 등 일부 국가 시민이 관광 비자를 신청할 때 최대 1만5000달러(약 2300만원)의 보증금을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에보라 씨는 애초에 여권조차 발급받지 못해 비자 신청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정부가 월드컵 티켓 소지자에 한해 보증금 제도를 면제하겠다고 밝혔으나, 편도 6400㎞에 달하는 항공료와 숙박비 등 엄청난 체류 비용 역시 감당하기 어려운 장벽이었다. 결국 에보라 씨는 일찌감치 미국행을 포기해야 했다.

마리우 세메두 카보베르데 축구협회장은 “비자 문제뿐만 아니라 항공료 등 엄청난 비용이 걸림돌”이라며 “선수 가족이 대회에 참석하고 싶어 한다면 이를 돕기 위한 모든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결국 고향 집 TV로 아들의 선방 쇼를 지켜봐야 했던 어머니의 사연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자, 미국 정계가 즉각 반응했다.

하킴 제프리스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떤 어머니도 자녀가 역사를 만드는 빛나는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일요일에 열리는 다음 경기에 어머니가 참석할 수 있도록 모든 권한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역시 즉각 화답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현재 선수 가족이 비자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선수 친척에게는 비자 보증금 면제 규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보지냐의 동생 데이비드슨 에보라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어머니가 다음 경기를 현장에서 보실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카보베르데 대표팀은 오는 22일(현지시간) 오전 7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가든스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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