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공시·처분 규제 대폭 강화…모든 상장사 보유·소각 계획 공개 의무화

금융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
자사주 보유 상장사 전체로 공시 대상 확대


[금융위원회]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앞으로 자기주식을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는 보유 현황은 물론 처분·소각 계획과 이행 상황까지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2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 3월 31일 개정 상법의 취지에 따라 회사가 임의로 자기주식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후속 조치다.

기존에는 발행주식총수 대비 1% 이상 자기주식을 보유한 상장회사에만 보유 현황 및 처리계획 공시 의무가 부과됐다. 개정 시행령은 이를 자기주식을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로 확대하고,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자기주식 보유 처분계획의 내용을 더욱 상세하게 공시하도록 했다.

개정 상법에 따라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xchangeable Bond·EB) 발행이 전면 금지되면서, 시행령과 하위 규정에서도 관련 규정이 삭제됐다.

그간 자기주식 대상 EB는 자금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지배주주에 우호적인 제삼자에게 발행돼 사실상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지배력 유지 목적으로 처분되는 등 이해 상충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EB 관련 규정 삭제로 자기주식 소각 의무를 우회하는 편법적 활용을 차단하고, 상법과 자본시장법 간 정합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신탁업자는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 기간 중 자기주식을 처분할 수 없고, 계약 종료·해지 시 바로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신탁계약 연장 등을 통한 자기주식 소각 의무 우회 행위도 차단된다.

또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보유 처분 계획상 보유기간 내에 처분하되 5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개정 상법에 따라 자기주식 처분은 기존 주주에게 균등하게 처분하거나 제삼자에게 처분하는 방식만 허용된다. 이에 거래소 정규시장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매도 방식 관련 규정이 하위 규정에서 삭제됐다. 처분 상대방을 특정해 자기주식 처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사업보고서 공시 서식도 정비된다.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자기주식 보유 처분계획 내용을 사업보고서 ‘자기주식 보유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자기주식 소각 기한, 보유 처분계획 승인 내용 등이 추가 기재 항목으로 포함된다.

아울러 자기주식의 애초 취득 목적을 공시하도록 해 주주들이 취득 목적과 실제 처분 목적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이번 제도 개선의 효과는 이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거래소 공시 기준 상장회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2021년 2조5000억원, 2022년 3조1000억원, 2023년 4조8000억원, 2024년 13조9000억원, 2025년 21조4000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올해는 1월부터 5월까지만 43조1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 소각액의 2배를 이미 넘어섰다.

자사주 취득 규모도 2021년 4조8000억원에서 올해 1~5월 20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공포일인 6월 30일부터 즉시 시행되며,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과 기업공시 서식 작성 기준도 동시에 시행된다.

최근에도 자사주 매수 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역대 최대 규모인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취득 대상은 보통주 2000억원, 1우선주 100억원, 2우선주 900억원 등이다. 취득하는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