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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셔은행(행장 유재환)이 최운화 전무가 떠난 뒤 후임 최고대출책임자(CCO) 자리에 피터 고 부행장을 승진 발령하면서 은행권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윌셔은행의 지주사인 윌셔뱅콥은 27일 최운화 CCO가 유니티은행의 행장으로 옮겨감에 따라 공석이 된 CCO자리에 피터 고 부행장을 오는 7월1일자로 승진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윌셔은행 고석화 이사장의 아들인 피터 고 부행장은 지난 2001년부터 윌셔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콜롬비아 대학에서 학부를 마친 뒤 USC에서 비즈니스 학사를 마친 그는 2011년 2월 Deputy CCO로 승진했으며 이번에 CCO로 일하게 된다.
▶ 발빠른 인사 결정 = 최 전무의 유니티행이 확실시 되면서 누가 윌셔의 다음 CCO가 될 것이냐가 관심거리였고 실제로 몇몇 한인은행권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중의 한명이 피터 고 부행장이었다. 하지만 아직 36살의 어린 나이라는 점에서 CCO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으나 윌셔는 최 전무 이동과 고 부행장의 승진을 동시에 발표하는 빠른 결단을 내렸다. 이는 최근 바쁘게 돌아가는 은행권에서 중요 직책을 공석으로 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또 결정이 늦어질 경우 자칫 소문만 무성하고 직원 동요도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젊은 간부에 대한 기대 = 고 부행장이 CCO를 맡게 된 것은 은행권이 능력있는 젊은 인재를 등용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일단 윌셔 입장에서는 내부사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업무 연장면에서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CCO로는 아직 어린 나이 이기는 하지만 지난 2011년 당시 강승훈 부행장이 떠난 뒤 최운화 전무가 오기 전까지 CCO대행을 맡은 경험도 있다. 또 Deputy CCO를 맡은 이후에서 최 전무와 함께 차근차근 능력을 키워왔고 어느 정도 최 전무도 능력을 인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세 뱅커로 한인은행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신세대 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은행관계자는 “나이를 배제하고 실력만으로 보면 어느 한인은행권 대출 책임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 ‘황태자’ 이미지 벗는 것이 과제 = 고 CCO 발탁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점과 고석화 이사장의 아들이라는 점에 집중되고 있다. 우선 경험면에서 다른 은행들의 CCO와 비교할 때 나이가 적고 영업력에서도 부족하지 않느냐는 의견이다. 여기에 내부적으로 고석화 이사장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고속 승진을 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승진 발령이 ‘후계체제(?)’가 더욱 빨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고 부행장의 능력과는 별개로 ‘황태자’ 이미지를 너무 일찍부터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따라서 고 부행장이 이제 ‘황태자’ 이미지를 어떻게 벗어내고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