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울며 겨자먹기’로 금리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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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보험사인 AIG의 유동성 부족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가 16일 2%에서 그대로 동결됐다. 예상을 깨고 금리를 동결한 결정은 금융기관들의 모럴헤저드를 막고,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미국중앙은행의 통화정책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그동안 계속해온 실질적인 통화정책 기조의 완화와 더불어 시장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지속적인 조치들은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하는데 도움을 줄것”이라며 금리인하가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FOMC는 “금융시장의 긴장과 피로감이 현격히 증가하고 노동시장도 더욱 약화돼 왔으며 경제성장은 최근 가계 소비지출의 감소를 부분적으로 반영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려운 신용여건과 계속 진행중인 주택시장의 위축, 수출둔화 등은 향후 몇 분기에 걸쳐 경제성장을 압박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금리동결 결정은 FRB가 리먼과 AIG의 금융위기사태가 경제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9.11 테러사태 이후 하루 유동성 공급 규모로는 최대인 700억 달러를 이틀 연속 투입, 유동성 공급에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AIG의 유동성 부족사태 등 미국 금융시장의 위기가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금리인하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금리를 이번에 낮추게 되면 1%대로 떨어져 향후 금융시장과 경제상황의 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수단에 크게 제약을 받게 된다는 점도 이번 금리동결의 중요한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FOMC는 또 최근 국제유가와 곡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높아져 왔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FOMC는 인플레이션 전망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FOMC는 경기하강과 인플레이션 압력상승에 대한 위험증가가 중대한 우려를 낳고있다고 지적하고 “경제와 금융의 진전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금융위기가 전례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중대한데다 미국의 실업률이 최근 6.1%까지 치솟는 등 경제전반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어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었다. 앞서 FOMC는 작년 9월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야기된 금융시장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금리를 7차례 걸쳐 3.25%포인트 인하한 뒤 국제유가와 곡물가 급등 등으로 인플레이션에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 6월과 8월 2%로 금리를 계속 동결한 바 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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