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지나면서 인력난 아닌 인재난 심화…행장급 인사에도 새 인물 없어
고위 간부와 직원들 은행 갈아타기 여전…경력 론오피서 부족현상
한인은행권은 올해 총 순익규모가 2억5천만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순익면에서 큰 향상을 가져왔지만 여전히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은행의 중·장기 플랜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 이같은 플래닝에 있어 인적 자원 양성이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인 은행권의 고질적 문제인 ‘인재난’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인 은행권의 인재난은 직책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거의 모든 직급에서 일고있다는 것이 의식있는 은행권 인사들의 지적이다.
인재 부족 현상은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더욱 부가되는 양상이다. 호경기 때 은행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면서 인력 부족현상이 초래됐고, 이같은 현상은 직급 인플레이션을 불러오며 자연스럽게 인재난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때 금융위기가 몰아치고 미래와 아이비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한인 은행권에는 성장과 영업 보다는 생존이 강조됐고, 이런 갑작스런 변화에 은행권은 몸집을 줄이면서 구조조정과 감원을 단행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본래의 의도와 다른 구조조정이 이뤄진데다 감원도 비원칙적으로 진행되며 최근에는 2~3년차 경력의 직원을 찾기 힘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은행들이 대출 경쟁에 나서면서 제대로 된 론오피서가 없다는 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실무급 간부들은 대출 서류나 심사과정을 제대로 알고 대출을 끌어올 론오피서들이 없다며 볼멘 소리를 하고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론오피서 부족현상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2년사이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다”며 “직급 인플레이션과 관리부재로 사실 기대 만큼의 실력을 가진 사람은 정말 찾기 힘들다. 아예 신규 직원을 뽑아 교육시키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내부에서는 그동안의 감원에 대해 현실적이고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크다. 실제로 ‘누구의 라인’이냐를 따지는 ‘줄서기’ 생존 법칙이 크게 적용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서는 능력의 차이로 일이 한쪽으로 만 쏠리는 현상에 대한 불만도 컸다.
고위직도 인재난에서 예외가 아니다. 은행장의 경우 그동안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나 내부 발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인재를 키우기 보다는 빠른 성장에 목을 메며 주로 행장 경험이 있는 후보들만을 선택했던게 사실이다. 핵심 간부들도 자기 개발과 능력을 배양하기 보다는 이사진이나 행장의 눈치를 보는데 급급한 점도 행장 후보군을 좁히는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은행장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것은 곧 한인은행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한인 은행권 처음으로 자산 50억달러의 은행이 이미 출현했고, 인수합병의 결과에 따라서는 메가뱅크나 자산 50억달러 이상의 은행이 더 생길수도 있는 상황이다. ‘인재난’의 심각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는 이유다.
성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