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과 김구라 사이에 벌어진 이날 토크의 과정과 상황이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불편하고 짜증 나는 국면도 있었다.
김구라는 잘 못나가는 후배(블랑카)의 전화번호는 10년간 저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장동혁의 독한 폭로에 잠깐 어리둥절하더니, ‘독설스타’답게 장동혁을 짜는 예능이자 식상한 토크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메소드 예능‘은 얼핏 통할지도 모른다. 지상파 토크쇼가 다 죽어가고 있는 마당에 더 세게 하겠다, 공격형 예능을 구사하겠다는 전략도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여기서 총대를 멜 사람은 김구라뿐이리라. 하지만 비난과 논란도 감수하는 ‘메소드 예능’이라는 실험 토크가 계속 먹힐지는 의문이다.

‘메소드 예능‘은 미국에서는 가능하다. ‘제리 스프링거쇼’에서 출연자들은 난리를 치지만 시청률은 올라갔다. 이 곳에서마저 ‘자본주의의 쓰레기‘라는 언론 평가들이 이어졌지만 주목도를 높이는 데에는 성공했다.
우리는 ‘토크쇼’에 ‘쇼’라고 쓰여져 있다 해도 소통을 중시하고 예의도 어느 정도 차리는 나라다. 토크쇼에서 자신의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내겠다는 ‘메소드 예능‘은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불편해할 수도 있다. 대화가 왜 필요한 지를 무색하게 만들 수도 있다.
토크쇼에서 적당한 물어뜯기가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이런 공격형 예능은 여성 시청자를 이탈하게 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토크쇼는 여성 시청자를 잡아야 한다.
김구라는 과거 ‘독설‘이 정말 잘 먹혔다. 남들이 못하는 이야기를 대신 해주고 질문해주니 시원하고 통쾌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독설이 먹히면서 어느덧 독선적인 느낌도 든다. 자기가 할 이야기를 하고 남의 말은 잘 듣지 않는다. 이날 장동혁도 “김구라 형님은 본인이 물어뜯기는 좋아하는데 맞받아치면 피곤해하고 못견디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토크쇼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또 김구라가 여러 토크쇼(‘라스’ ‘매직아이‘ ‘썰전’ ‘세바퀴‘)에 출연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토크를 구사하느라 세게 나오는 것까지는 좋지만 인터넷 방송 시절로 되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토크쇼도 리얼함을 좋아하지만 기분좋음, 유쾌함을 내포해야지 불편함이 느껴져서는 안된다. 예능은 기본적으로 즐거워야 한다. 사람들은 리얼함을 원하지만 ‘똥’을 보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김구라의 ‘메소드 예능‘이 오판이나 패착이라고까지 단정할 수는 없어도 어제 방송된 ‘예능감 심폐소생 특집’은 게스트로는 뽑아먹을 게 꽤 많은 김태현과 사유리가 별로 말을 못하게 했고, 웬만해서는 죽지않는 윤종신마저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왜 그렇게 됐을까.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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