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구]‘내일도 칸타빌레’가 뛰어넘어야 하는 것

‘클래식’이라는 소재에 발랄하고 독특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2000년대 히트작으로 손꼽히는 니노미야 도모코의 일본 원작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가 2014년 대한민국에서 재탄생된다. 연기력으로는 흠잡을 데 없는데다 흥행력까지 갖추고 있는 배우 주원과 심은경을 내세운 KBS2 새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극본 신재원 박필주, 연출 한상우 이정미)가 그것이다.

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는 ‘내일도 칸타빌레’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주원, 심은경을 비롯해서 백윤식, 예지원, 고경표, 박보검, 도희 등이 자리를 빛냈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클래식에 대한 꿈을 키워가며 열정을 불태우는 청춘들의 사랑과 성장 이야기가 기본 줄기다. 소재와 전개, 등장인물들의 성격 등을 원작에서 가져왔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야심 차게 재탄생을 알리는 만큼 분명 다른 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별다를 것 없는 아류에 그칠 수밖에.

‘내일도 칸타빌레’가 뛰어넘어야 할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이 작품이 일본에서 얻은 인기와 기존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의 부진. 원작의 아성과 앞선 작품들이 시청자들에게 안겨준 만화 원작의 선입견, 이 두 가지만 확실히 깰 수 있다면 ‘내일도 칸타빌레’는 대성공이다.

우선 한상우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일본판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감독은 “워낙 원작 만화를 좋아했다. 일본판 드라마가 현지에서 흥행을 했고, 아시아에서도 인기를 얻은 작품이라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우리가 원작으로 삼고 있는 건 드라마가 아닌, 만화”라며 “때문에 일본인이 해석한 것과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만화는 열심히 봤지만, 드라마는 참고하지 않았다. 만화의 재미있는 장면을 충분히 살리려고 했고, 훌륭한 연기자들과 함께 열심히 만들고 있다. 편집본을 봤는데 일본판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한상우 감독은 “좀 더 어쿠스틱한 감정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같은 만화를 원작으로 했기에 장면은 같을 수 있지만, 감정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며 기대를 높인 동시에 “일본판 드라마는 1회를 보다가 말았다. 참고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확실히 일본의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 등도 우스꽝스럽고, 출연하는 캐릭터 모두 범상치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선보이는 ‘내일도 칸타빌레’는 이 같은 점에 차별화를 두고,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재미를 더했다는 설명이다.


원작의 치아키, 한국판에서는 차유진 역을 맡은 주원은 “일본 드라마는 재미있는 표정과 동작들로 웃음을 유발했다면 우리 드라마는 재미있는 상황에 배우들이 물들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코믹 연기가 자연스럽게 상황에 묻어나도록 해 크게 힘든 부분은 없다. 다만 약 다섯 달 정도 지휘, 피아노, 바이올린을 연습했다. 모든 악기가 힘들고 생소하기 때문에 어려웠지만 음악을 좋아해서 재미있게 연습했다. 드라마를 통해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건 여자 주인공 ‘노다메’. 각종 배우 후보들이 물망에 올랐으나 원작이 있는 만큼 국내 팬들의 주목도가 남달랐다. 한차례 소란을 겪고, 심은경의 출연이 확정됐다. 연기력으로는 손색이 없는 그이지만, 원작과 또 워낙에 노다메 역의 우에노 주리가 인기를 얻은 역할인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터.


심은경 역시 이 같은 우려를 드러냈다. “원작, 그리고 우에노 주리의 팬”이라고 운을 뗀 그는 “출연 제안을 받고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과연 내가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컸다. 어딘지 모르게 끌려서 선택했고,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여자 주인공이란 점 외에도 심은경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인 만큼 캐릭터들의 말투, 행동, 표정 등이 과장되게 표현돼 있다. 하지만 이를 브라운관을 통해 고스란히 투영할 경우 시청자들의 위화감과 반감을 사게 된다.

앞서 방영된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크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캐릭터의 특징을 자세히 표현하려다 보니, 배우들의 과장된 몸짓과 표정 변화 등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 대사 역시 마찬가지. 그림과 활자로 봤을 때와 실제 배우들의 연기와 화면은 천지차이다.

이 외에도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자주 선택하는, 배우들의 연기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개성과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한 지나친 동시에 어설픈 CG 역시 적잖이 몰입을 방해한다.


“일본의 드라마를 참고하지 않았다. 만화만 열심히 봤다”는 한상우 감독. 다섯 달의 연습과 주어진 상황만으로 저절로 코믹한 연기가 연출된다는 주원, 그리고 책임감이 막중한 심은경까지. 여기에 다양한 개성을 지닌 신구(新舊) 배우들의 조화가 안방극장에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를 수 있을지 기대해볼 만하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오는 13일 오후 10시 베일을 벗는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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