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김구라는 초기 자신의 토크 특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인 독설 이후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다. 그것은 프로그램과 유리된 김구라의 특성이 아니라, 나날이 변하고 다양화되는 프로그램에 맞는, 또는 그런 프로그램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스타일이다.
김구라는 “요즘은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웃기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웃기는 예능이 기본이지만, 따뜻함이 있거나,의미있는 얘기를 하거나, ‘라디오스타‘처럼 MC들이 묶여 특성을 발휘하거나, 때로는 웃기지 않는 예능도 각광을 받는다는 것이다.
김구라는 “간혹 저에게 프로그램마다 똑같다고 지적하는 기사나 댓글을 보면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프로그램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한다는 것이다.
“‘매직아이’는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의 프로그램이다. 이효리가 전반적인 진행을 하는데, 내가 치고들어가 흐트려놓는 건 아니라고 본다. 나와 (문)희준이는 양념치러 들어간 것이다. 또한 게스트의 취향을 들어주어야 하는 곳이다. 내가 전문가는아니다. ‘매직아이’의 취향전문가, ‘황금의 펜타곤’의 아이디어 전문가들에게 나는 시청자 입장에서 궁금한 걸 물어보는 것이다.”
김구라가 ‘매직아이‘에서 힘이 약화됐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자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자신의 스타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직아이‘에서 김구라의 역할은 받쳐주는 것이라는 것.
김구라는 ‘비정상회담’ 게스트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 곳에서도 비교적 조용히 있었다. 김구라는 “‘비정상회담‘은 3MC들도 판을 깔아주기만 한다. 내가 다른 프로그램에서 ‘비정상 MC들 할일 없더라’고 말한 적도 있다. 에네스나 장위안, 알베르토, 줄리안 등이 주인공이다”면서 “만약 나 위주로 했다면 욕을 먹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요즘 예능은 차별성을 가진 프로그램 한 개만 살아남는다. 그런 프로그램만 명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예기다.
“‘해피투게더’는 (유)재석의 푸근한 토크 분위기가 강점이며, ‘힐링캠프’는 원맨 게스트다. ‘라디오스타’는 4MC들이 게스트를 장난스럽게 공격하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김구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각각의 프로그램에 맞는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김구라의 전략이 때로는 과거의 강한 모습이 약화되고 있다는 식으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 같다. ‘썰전’ 1부인 ‘하드코어 뉴스깨기’에서 과거엔 강용석에게 면박을 주기도 했지만, 이제는 중립적인 모습을 보인다. 2부 ‘예능심판자‘에서도 김구라가 허지웅에 비해 약하게 보인다. “비판의 대상이 동료선후배인 나의 상황과 외부인인 허지웅의 강도가 다르게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는 것이다.

예능이 과거에는 무조건 웃기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마찬가지로 김구라도 자신의 색깔(독설 같은 것)은 기본적으로 깔고 가지만, 프로그램마다 요구하는 방식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어울릴만한 역할과 특성을 변주해내고 있다. 이런 방식은 김구라의 존재감 약화라는 소리를 듣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예능 환경에 맞는 김구라 예능의 적응과 발전이라는 형태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