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새해를 맞아 온라인 전용 기사 2개를 매주 연재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나는 매주 인상 깊었던 새로운 앨범 한 장을 가볍게 리뷰 하는 ‘정진영의 이 주의 한 장’, 또 다른 하나는 좋은 가사를 가진 노래를 소개하는 ‘정진영의 읽는 노래’입니다. 앞으로 1년 동안 매주 두 기사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정진영의 이주의 한 장’ 첫 회에 리뷰할 앨범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입니다. 되도록이면 새해에 발매된 희망찬 분위기의 앨범을 소개하고 싶었는데 그럴만한 후보군이 너무 적더군요. 또한 새해 출근 첫 날부터 새로운 앨범 발매여부를 확인할 만한 여유를 가진 직장인들도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문득 기자의 머릿속에 한 곡이 떠올랐습니다. 장르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채로우면서도 웅장하며, 아름다우면서도 희망적인 분위기를 가진 곡. 컴퓨터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으나, 대부분 그 존재조자도 모르는 곡. 바로 ‘원스톱(Onestop)’입니다. 한 장의 앨범으로 소개할 만한 거리는 아니지만 매우 흥미로운 곡입니다. 새로운 연재는 이 곡으로 가볍게 출발합니다.

시장조사업체 넷마켓셰어(NetMarketshare)가 조사한 2014년 12월 전 세계 데스크톱 컴퓨터 운영체제(OS) 점유율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윈도우즈(Windows)가 절대 다수인 90.9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원스톱’은 지난 2000년 9월 14일에 출시된 윈도우즈 밀레니엄 에디션(Windows Millennium Edition)’ 이후 거의 모든 데스크톱용 윈도우즈(윈도우즈 8 제외)에 담겨 있습니다. 역사가 무려 15년이나 된 유서 깊은 곡이죠. 특히 윈도우즈의 점유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이 곡을 가지고 있지 않은 컴퓨터를 찾는 일은 매우 힘들 겁니다.
이 곡을 듣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익스플로러를 열고 주소 창에 ‘C:/Windows/Media/onestop.mid’만 입력하면 됩니다. 입력 후 조금만 기다리면 생전 처음 듣는 곡이 이어폰이나 스피커로 흘러나올 겁니다. 참 쉽죠?
‘원스톱’은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램 내에서 장난처럼 삽입한 이스터 에그(Easter Egg)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 곡은 사실 컴퓨터 미디(MIDI) 파일 재생을 테스트하기 위해 만들진 샘플 곡입니다. 미디는 전자악기의 연주 데이터를 전송하고 공유하기 위한 업계 표준 규격으로 컴퓨터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에겐 매우 익숙한 용어이죠. 즉, 이 곡은 실제 소리 그 자체를 담은 포맷인 MP3와는 달리 소리를 나타내는 신호만을 저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곡의 용량은 고작 39.1KB에 불과합니다. 4분 내외의 MP3 파일 크기(약 6~7MB)의 약 150분의 1수준이죠.
미디 표준 규격에 따르면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악기의 수는 128개입니다. 특별히 고성능의 오디오카드와 가상악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한 이 곡은 컴퓨터에 내장된 사운드카드의 칩셋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소리를 들려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은 제대로 된 음악 장비를 갖추지 못한 컴퓨터가 기본적인 내장 사운드카드로 들려줄 수 있는 최고의 완성도로 청자를 압도합니다. 사용할 수 있는 최대의 악기를 이용한 곡이다보니 음악이 재생되는 데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절대 컴퓨터가 이상한 것이 아니니 안심하시고요.
새롭게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4분 만 시간을 내 이 곡을 한 번 감상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마치 오래 전 롤플레잉 게임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드는 인공적인듯 인공적이지 않은 듯한 사운드가 신선하게 다가올 겁니다. 기자 또한 컴퓨터로 오랫동안 음악을 만들어 왔던 입장에서 이 곡을 작곡한 데이비드 예클리(David Yackley)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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