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일찍 여의고, 두부 가게를 운영하며 세 자식들을 성장시키고, 위암으로 죽음을 앞두게 된 아버지 차순봉이라는 캐릭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었을까?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버지지만 유쾌함을 놓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유쾌함속에 시간이 다가오는 차순봉, 이거다 라고 생각했다.”

유동근은 마지막회에 가족노래자랑에서 드라마의 주제곡이기도 한 최백호의 ‘길 위에서’를 불렀다. 처음에는 따로 조용한 녹음실에 들어가 녹음을 했다.
“CD로 들어보니 깨끗하게 노래가 나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에 현장에서 가족들처럼 라이브로 하는 것으로 바꿨다. 이 노래를 부르는 건 차순봉이 가족앞에서 작별인사를 한 것이다.”
노래 가사는 차순봉의 인생하고 같다.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가사였다. 드라마를 통해 노래를 들었던 최백호는 ”유동근씨가 노래를 너무 잘 불러 술을 한 잔 사 드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긴 꿈이었을까 저 아득한 세월이/거친 바람 속을 참 오래도 걸었네(중략) 고마웠어요 스쳐간 그 인연들/아름다웠던 추억에 웃으며 인사를 해야지(중략) 긴 꿈이었을까 어디만큼 왔는지/문을 열고 서니 찬 바람만 스쳐가네”
유동근은 인터뷰중 작가의 힘을 유독 강조했다. 강은경 작가의 대본이 2주전에 나와 대사를 소화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것이다.
“대사가 워낙 좋고, 상대방 대사도 내 것처럼 좋았다. 서로 대사의 질감을 느끼면서 반응해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 가족이 됐다.”
달봉이가 대사를 하면 다른 사람들도 달봉이 심정이 되어 주었고, 강심이가 말하면, 듣고 있던 다른 사람들도 강심이의 감정속으로 이입됐다.
“대본이 일찍 나오면 상대방이 무얼 잘하는 지를 알게된다. 그런 걸 통해 서로 배우는 것이다. 내가 ‘아버지에게 어떻게 했는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슛에 들어간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누구 하나 아버지에게 미안함과 상처 없는 자식이 있겠는가. 나도 아버지에게 섭섭하게 했다는 걸 느끼면서 연기했다. 온전한 스킨십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유동근은 강은경 작가의 담대함이 좋았다고 한다. 작가는 감독에게 충분히 맡기고, 감독은 배우들을 끝까지 믿어주는 체제가 끝까지 유지됐다고 한다.
유동근은 드라마는 생활적인 리얼리티에 극적 리얼리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리얼리티 없이 극적인 것들만 자꾸 넣으면 막장이 된다. 반드시 극적 리얼리티를 갖춰야 한다. 생활만 담겨도 안된다. 이건 재연 드라마다. ‘가족끼리 왜 그래’는 생활과 극적 요소에 리얼리티가 잘 결합해 좋은 가족드라마가 됐다.”
유동근은 함께 연기한 젊은 후배들에 대한 느낌도 전했다.
“강심이(김현주)가 속이 깊은 친구다. 강심이는 원래 아빠에게도 툭툭 던지는 말속에 속 깊은 정이 묻어나는 캐릭터였다. 강심이는 달봉이(박형식)와 강재(윤박)가 중요한 촬영을 앞두고 있으면 같이 술도 먹어주고 후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더라. 촬영장에서의 이런 모습이 언제부턴가 사라졌다. 요즘은 기계적으로 와서 촬영하고 가는 분위기다. 오랜만에 나도 후배들과 대사를 많이 맞춰볼 수 있었다. 젊은 친구들이 내가 젊었을 때보다 훨씬 더 잘하는 것 같았다.”
유쾌하면서도 가슴 찡한 가족 이야기를 그려낸 ‘가족끼리 왜이래’를 끝낸 유동근은 최근 출연진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앞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고르겠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