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시봉 윤형주 “50년을 한결같이 함께한 자체가 작품”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21일 아침 방송에서 50년을 함께 해온 쎄시봉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70년대 시대의 규제 속에 스무 살 청춘들의 에너지로 가득 찼던 쎄시봉에서 네 남자가 처음 만났다. 이십 대의 청년들은 순수하게 노래 하나로 빛났다. 쎄시봉의 말썽꾸러기 큰형님 조영남부터 황태자 윤형주, 기인 송창식, 영원한 막내 김세환까지, 지금은 하나같이 모두 가요계의 전설이 되었다. 하지만 전설들도 나이는 먹는다. 평균 나이 70세. 이제 돋보기가 없으면 악보 보는 것도 힘에 부치는 할아버지들이다.


입만 열면 폭탄급 발언들이 쏟아지고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하기만한 쎄시봉의 큰 형님 조영남은 연예인 집 top 3 안에 드는 집에 살고 있고, 어린 여자 친구들과의 데이트도 자주 할 만큼 그의 싱글라이프는 화려하다. 하지만 조영남은 “외로워서 그림을 그린다”고 얘기했다. 여자친구는 많지만 외로운 남자였다. 그 외로운 시간을 달래기 위해, 낚시꾼이 낚시를 하듯 그림을 그린다. 가족들로 북적북적 해야 할 설에도 그는 혼자였다. 알고 보니 그는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게 익숙한 독거남 중의 독거남이었다.

기자는 조영남의 넓은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지하에 있는 그림 창고도 자랑하듯 보여주었다. 하지만 휴대전화에 저장된 입양 딸의 얼굴은 이번에 처음 봤다. 송혜교와 한효주를 닮은 딸이었다. 조영남은 “나는 아들들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거든. 못해준 거에 대해서. 그래서 그걸 딸에게 쏟는 거지”라고 말했다.

윤형주는 이혼 경력이 있는 조영남에게 “우리는 한 여자랑만 산다”고 놀렸다. 이런 대화를 방송에서도 스스럼 없이 할 수 있는 게 쎄시봉 친구들이다. 윤형주는 “50년을 한결같이 할 수 있을까요? 이 자체가 작품이다”고 말했다. 조영남도 “우리는 최고로 살았다”고 했다.

쎄시봉 형님들을 모시느라 예순 일곱에도 영원한 막내로 활동중인 김세환은 사실 상남자다. 해맑은 얼굴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다부진 하체를 가지고 있었다. 수년 간 스키, 자전거, 등산으로 단련된 몸매로 젊은 사람 못지않은 하체를 갖게 된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부위는 바로 엉덩이였다.

매년 쎄시봉 친구들과 함께 전국 콘서트를 열어온 김석 대표는 콘서트를 준비할 때마다 항상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했다. 멤버들이 점점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얼마 전 조영남의 뇌경색 발병 이후 김 대표의 그런 걱정은 더해졌다. 또한 조영남은 언제 올지 모르는 마지막을 위해 이미 진혼곡까지 준비했다고 한다. ‘노래’라는 길에 서로의 영원한 동반자가 되어 온 그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무대에 오른다. 조영남은 아직 리허설때는 신경이 예민해지고 세션에게 화도 냈다. 수없이 오른 무대를 여전히 전쟁터라 표현하는 진정한 노래꾼들이었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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