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사과 타이밍이 많이 늦었다. 합리성 여부보다 대중정서가 중요하게 작동하고 있는 이번 사안에서 시의성을 놓쳤다는 건 예원측의 결정적 패착이다. 대중은 이태임이 욕을 하고 예원이 반말을 한 것에 크게 문제를 삼는 게 아니다. 후배에게 욕을 하면 안되지만 싸우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예원이 반말을 해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났다면 예원은 피해자인 것처럼 코스프레한 꼴이 돼버린다. 그리고 애초 예원이 반말도 하지 않았는데 욕을 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태임은 더욱 이상한 여자가 돼버렸다.

사과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여지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시기적으로 늦어진 사과가 받아들여지려면 완벽한 사과여야 한다. 하지만 스타제국은 “예원 씨 본인에게 정확한 사실 여부를 전해 듣지 못한 채, 현장관계자에게 전해들은 정황에만 의존하여 성급히 입장 표명을 한 저희 스타제국의 책임이 큽니다”라고 예원을 보호하며 모든 잘못은 소속사가 했다고 발표하는 ‘우’를 범했다. 당사자에게 확인도 안하고 대응을 한 셈이다.
소속사가 예원이 이번 사태와 무관한 것처럼 만들어버리면서 사과문을 발표하고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당초 이태임과 예원의 갈등 양상은 지극히 사적인 사안이라 공론화될 성질의 것이 아니었지만, 이미 공론화돼 이태임이 많은 상처를 입었다. 그런 상황에서 예원은 소속사가 사과문을 발표하고 본인이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건 결과적으로 예원에게도 도움이 안된다.
예원은 밝고 적극적이고 귀여운 이미지로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편이지만 여성들사이에서는 호불호가 있다. 여기에는 ‘여우 짓’ 이미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속사에서는 그런 정황을 한사코 부정했는데, 이번에 그런 부분이 나오게 됐으니 소속사에서도 본인을 내세우는 정면돌파를 시도했어야 했다.
예원의 소속사 스타제국이 임시완이 비정규직인 장그래 이미지를 이용해 노동부 정책을 담은 공익광고에 출연하고, 나인뮤지스가 앨범 재킷을 표절하는 등 최근 일련의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도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다.
/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