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 박정범 감독 父, 촬영장 제공에 직접 출연까지…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무산일기’ 박정범 감독의 신작 ‘산다’가 개봉을 앞둔 가운데, 캐스팅 뒷 이야기가 공개됐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산다’(감독 박정범ㆍ제작 세컨드윈드필름, (유)산다문화산업전문회사)에는 전작 ‘무산일기’에 이어 이번에도 박정범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직접 맡았다. 여기에 연극·영화계 실력파 배우부터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신예 아역, 박정범 감독의 친아버지까지 출연해 눈길을 모은다. 

‘산다’에선 평범한 캐릭터를 찾아보기 힘들다. 정신질환을 앓거나, 지능이 모자라거나, 아니면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인간성을 상실한 인물 등이 등장한다. 이 같은 영화 속 인물들의 내면의 상처와 복합적인 감정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박정범 감독은 더욱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관건은 ‘어느 정도로 영화 속 캐릭터에 이입해 진심을 담아낼 수 있느냐’였다. 

사진=`산다` 스틸컷

주인공 ‘정철’(박정범 분)의 누나 ‘수연’ 역의 이승연은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숏!숏!숏’ 프로그램 중 하나로 제작됐던 박정범 감독의 ‘일주일’이라는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당시 이승연의 연기력과 진정성을 확인한 박 감독은 고민 없이 캐스팅을 결정했다. ‘정철’의 친구 ‘명훈’ 역의 박명훈은 이번 영화가 첫 스크린 데뷔작이지만, 이미 연극계에선 잔뼈가 굵은 베테랑 배우. ‘정철’의 애인 ‘진영’ 역의 이은우는 ‘뫼비우스’(감독 김기덕)에서의 강렬한 연기를 잊지 못한 박정범 감독이 먼저 출연을 제안했다고. 사석의 술자리에서 남동생의 따귀를 때리던 한 여성이 기억에 남아있던 감독은 그 여성을 모델로 영화 속 ‘진영’ 캐릭터를 만들었고, 이 캐릭터에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이미지를 소유한 이은우를 캐스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철’의 조카 ‘하나’ 역은 아역 배우 신햇빛이 300:1 경쟁률의 오디션을 뚫고 발탁됐다. 당시 12살이었던 신햇빛은 ‘실제로 아버지가 병환을 앓았을 때 자신은 어떻게 했냐’는 감독의 질문에 아무 말 없이 하염없이 울기만 해 박정범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고, 감독은 그런 소녀의 감정을 영화에 담으려 했다는 후문이다.

박희본은 ‘갑’의 위치에 있는 된장공장 강사장의 딸 ‘현경’ 역을 맡았다. 박 감독은 박희본의 또렷한 발음과 자연스럽고 깨끗한 마스크가 교묘한 자본가 계급의 인물로 표현되면 아이러니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 판단해 출연을 제의했다. ‘현경’의 아버지이자 된장공장 강 사장 역할에는 박정범 감독의 친아버지인 박영덕 씨가 참여했다. ‘무산일기’에서도 탈북자를 돕는 박 형사로 출연한 바 있는 그는 ‘산다’에선 자신 소유의 된장공장을 영화 촬영지로 제공하는 등 아들의 작품을 위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사진=`산다` 박정범 감독의 아버지 박영덕 씨

영화 ‘산다’는 가진 자들이 더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현실에서 더 이상 빼앗길 것도 없는 한 남자의 끈질긴 살 길 찾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편 데뷔작 ‘무산일기’로 한국 독립영화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박정범 감독의 4년 만의 신작이다. 제15회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제67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청년비평가상’, 제29회 마르 델 플라타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제25회 싱가폴 국제영화제 ‘특별언급상’, 제13회 피렌체한국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 등 20여 개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이어가고 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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