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 협박 사건’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병헌은 “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많은 분께 드린 상처와 실망감을 갚아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런 이병헌에 대해 대중은 “맨날 말로만 사죄하냐” “자숙은 어떻게 하셨나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병헌의 현재 상황은 자숙으로도 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연예인이 범법행위가 있었다면 징벌을 받고 자숙기간을 거쳐 컴백하는 게 관례다.
이병헌은 범법의 문제가 아니라 비호감이 돼버렸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그는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였다. 하지만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다, 윤리적인 차원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뒤늦게 사과를 했지만 대중의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이병헌은 집단예술의 성격을 지니는 영화계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민폐‘가 될 수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벌써 개봉됐어야 할 영화 ‘협녀‘의 여주인공인 전도연은 무슨 죄를 지었나? 이병헌에 대한 비호감이 바뀌지 않고 현재대로라면 누가 이병헌과 함께 일을 하려고 하겠는가?
얼마전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터미네이터:제니시스’가 미국에서는 부진했지만 한국에서는 300만 관객을 돌파해 이병헌이 체면을 세웠다는 기사들이 나왔다. ‘터미네이터’는 아놀드 슈왈즈네거에 대한기억과 향수가 있어 본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여기서 이병헌은 10분 정도 나왔지만, 대사가 거의 없다. 이병헌이 안나왔다면 더 많이 봤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이병헌은 비호감을 호감으로 바꿔야 하는데, ‘협녀‘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 하지만 이것도 애매하다. ‘협녀’의 스코어가 성공적이어도 이병헌이 살아나는 것과는 별 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이병헌이 진정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병헌이 캐나다 교포 여성과 추문을 일으켰을 때만 해도 대중은 그를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50억원 협박 사건’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병헌이 연기를 잘한다에 대부분은 동의하지만 ‘진심 어린 연기를 한다’는 사실에는 동의 안하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이제 연기는 배우의 사생활과 무관하지 않다. 안성기의 연기를 보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를 포함해 그 사람의 살아가는 방식과 연관해서 바라보게 된다. 연기가 ‘기술’이 아님을 이병헌이 완전히 받아들여야 진정성을 거론할 수 있고 그 단계가 와야 비호감이 호감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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