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이라는 영화적 요소

개구쟁이 같으면서 서글픈 눈빛…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리는 배우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영화를 평가할 때 배우의 영역은 대개 부차적으로 따라온다. 영화가 이런저런 이유로 좋거나 나쁜데, 거기서 배우는 어떤 역할을 한다는 식이다. 인상적이지 않을 경우엔 생략되기도 한다.

이상하게도 강동원이 출연하는 영화에서 그는 늘 평가의 중심에 선다. 단지 조각같은 외모 때문 만은 아니다. 대한민국 영화계에 잘생긴 배우가 어디 한 둘이랴. 소름돋는 연기력의 소유자여서? 그것도 아니다. 강동원 자체의 ‘아우라’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아우라’가 예술작품, 혹은 사람이나 물건이 품은 고유의 분위기를 뜻한다는 점에서 적당한 표현이다. 실제로 강동원 특유의 분위기는 대체 불가능한 그 만의 무기다. 그의 존재 자체가 영화의 한 요소가 된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관객들의 입에 숱하게 오르내린 장면은 강동원의 묶은 머리가 풀린 순간이었다. 긴 머리가 흩날리는 장면은 연출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강동원이 날렵한 몸매로 칼을 휘두르면, 관객들은 무용수의 칼춤을 보는 듯한 감흥에 사로잡힌다.(‘형사 Duelist’) 사제복을 입은 그가 ‘프란체스코의 종’을 들고 걸어나오는 모습은 흡사 화보다(‘검은 사제들’). 매 작품마다 ‘강동원이 아니면 누가 이 역할을 하겠느냐’는 경탄이 나온다.

사실 강동원이 가장 편안해 보일 때는 ‘두근두근 내 인생’ 속 넉살좋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다. 특유의 사투리 억양이 묻어나는 말투가 무게감 있는 배역보다 상대적으로 덜 도드라져 보인다. 소년의 얼굴이 남아있는 그의 외모와도 잘 어울린다. 그럼에도 어두운 작품에서 그가 더 빛나는 것도 사실이다. 개구쟁이같으면서도 어딘가 서글픈 눈빛을 지녔는데, 내면의 아픔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돋보인다. 30대 남자배우 중 ‘아름답다’는 말이 드물게 어울리는 배우임에 분명하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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