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선임기자의 대중문화비평] 499인의 방청객 MC ‘힐링캠프’…신선하지만 아직은…

일반인 MC 끌어들여 차별화엔 성공
게스트와 연관성 있는 방청객 초대
연예인·일반인 경험 섞여야 공감대

SBS ‘힐링캠프’는 2011년 7월 시작했으니, 4년 4개월이 넘었다. 4년은 예능의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뀌는 시간이다. 하지만 아직 살아있다.

‘힐링캠프’는 지상파 유일의 1인 토크쇼로 게스트의 속내와 인간미를 느낄 수 있어 인기를 끌어왔다. 게스트가 하고 싶은 말을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상파에서 연예인이 밝히는 사생활이 덜 궁금해졌다. 이미 인터넷과 SNS를 통해 더 빨리, 더 상세하게 연예뉴스를 접할 수 있는 마당에 1인 연예인 게스트의 이야기에 대중들은 귀를 기울일 여유가 없었다. 

‘힐링캠프 500인’이 1인 게스트 토크쇼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게스트 외에도 방청객 MC의 활동도를 더 높여야 한다.

그래서 지난 7월 변화했다. 499인의 방청객을 MC로 내세워 게스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바뀌었다. ‘김제동의 톡튜유’와 겹칠 우려가 있었지만, 열린 구조로 조금씩 변화시켜 차별화시켜 나갔다. 이전 체제에 비해 훨씬 다양한 사람들이 표현하고 반응해주는 게 좋았다.

기존의 ‘힐링캠프’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연예인 게스트의 인생이야기를 들으며 힐링의 효과를 만들어냈다. 변화된 ‘힐링캠프 500인’은 여기에 일반인들의 말이 들어가 게스트의 이야기가 지루해질 수도 있는 점을 상쇄시켜준다. 어떤 경우에는 연예인 게스트보다 일반인 방청객 MC들의 얘기가 더 크게 주목받을 때도 있다.

‘힐링캠프 500인’이 1인 게스트 토크쇼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게스트 외에도 방청객 MC의 활동도를 더 높여야 한다.

방청객 499인을 MC로 모셨다는 건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들로 인해 여타 토크쇼와 차별점이 드러나야 한다. 모델 장윤주가 게스트로 나왔을 때, 방청석 MC중 한 여성이 평소 못생겼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없고 비관적인 생각을 갖는다고 했다. 장윤주는 지체 하지 않고 이 여성에게 다가가 허그를 해주며 위로해주었다. 이 장면은 이 여성뿐만 아니라 나머지 498인 MC들에게도 큰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499인의 방청객 모두가 MC라고 했지만, 게스트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출연한 사람들인 만큼, 메인 MC격인 김제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김제동은 어떤 다른 MC보다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김제동은 따뜻하고 진지한데, 어떨 때는 진지함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힐링캠프 500인’이 1인 게스트 토크쇼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게스트 외에도 방청객 MC의 활동도를 더 높여야 한다.

현재 김제동이 ‘힐링캠프 500인’라는 토크쇼 전반을 끌고가고, 서장훈과 광희가 토크 추임새를 넣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좋고, 서로 소통도 잘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볼때 그런 분위기가 잘 전달이 안될 때도 있다.

“모든 사람의 이야기는 들을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힐링캠프’의 새로운 변화는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와 ‘특별한 사람의 보통이야기’가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하지만 잘못 운용하면 ‘보통사람들의 보통 이야기’와 ‘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가 나열될 가능성도 있다.

‘힐링캠프 500인’은 운용의 묘를 기하면 강점을 살릴 수 있다. 가수 신승훈을 데려다놓고 ‘힐링캠프’ 처럼 다양하게 보여주기는 어렵다. 신승훈의 노래를 듣고, 신승훈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사람들이 신승훈에게 가지는 관심과 질문을 이야기하는 구조다. 

‘힐링캠프 500인’이 1인 게스트 토크쇼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게스트 외에도 방청객 MC의 활동도를 더 높여야 한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힐링캠프 500인’이 완전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몇가지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게스트를 더 다양하게 운용해야 한다. 연예인 외에도 일반인, 전문직종, 유명인사 등으로 게스트를 다변화해야 한다.

사람들은 연예인의 사생활보다는 연예인이건 비연예인이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이 있다.

또 하나는 방청객 MC의 활용도를 높이는 일이다. 현재 방청객 MC의 활용도가 60% 정도라면 80~9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일반인 MC들도 카테고리화할 필요가 있다. 게스트와 연관됐거나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나오면 이들에 대한 몰입도가 생길 수 있다. 숫자가 많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들은 많아도 효과가 나지 않으며 산만해지고 ‘비글화’될 뿐이다. 방청객도 그냥 쓰는 게 아니다. 필요한 방청객 MC, 연관된 방청객 MC들을 불러야 한다.

방청객에게 MC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이유는 단순히 진행자가 묻고, 게스트가 답하는 것을 듣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벗어나, 게스트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자신의 이야기와 견해를 들려주는 주인공이 됨으로써 모두의 이야기가 어우려져 새로운 이야기나 소통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행 방청객 MC의 활용도가 더 높아져야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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