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환경 때문에 정치하는 것 아니냐고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관속에 들어갈 때까지 연기하겠다.”
KBS 과학사극 ‘장영실’을 끝낸 배우 송일국(44·사진)이 정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그래서 실험적인 작품에도 출연했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저예산 영화 ‘플라이 하이’에서는 육두문자를 사용한다. 연쇄살인범 역도 맡았다.
송일국은 ‘해신’ ‘주몽’ ‘바람의 나라’ ‘장영실’ 등 사극과는 뗄 수 없는 인연을 지녔다.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게된 계기도 ‘해신’이다.
“사극배우는 전생에 죄가 많다. 촬영지마다 차를 타고 2~3시간 가야하고, 분장하는데 1시간 반 걸린다.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다. 체력이 좋고 연기 못하는 나에게는 유리하다.”
송일국은 ‘장영실’은 사극중에서 체력적으로는 쉬웠다고 했다. 하지만 한 사람에게 대사가 집중되는데다 전문적인 용어를 외워야 하는 대사가 많아 고생을 했다는 것.
“뇌가 흘러내리는 줄 알았다. 대사가 너무 어려워 NG를 내고, 컨닝도 했다. 천문에 익숙할만 하니까 그 다음에는 악기(편경)가 나왔다.”
송일국은 ‘장영실’ 연기로 얻은 게 많다고 했다. 자격루의 원리도 알게됐다. “`앙부일귀’라는 해시계는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알수있도록 직관적으로 만들었다. 세종이 절대음감의 소유자라는 점, 편경은 돌이 앏아질수록 낮은 음이 나는 것도 모두 신기했다.”
장영실이 격물(格物)을 추구하는 그 재능은 세종을 만나지 못했다면 결코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다. 송일국은 “세종은 마치 21세기 우리가 휴대폰을 만지는 것을 예견하고 한글을 만드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유교를 숭상하는 사대부의 벽에도 굴하지 않고 격물을 완성시킨 세종대왕에 존경심이 생긴다고 했다.
“기득권자인 사대부 입장에서는 배가 부르면 딴 생각을 하게 된다. 백성이 많은 걸 갖게 되는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세종과 장영실은 백성을 너무 사랑했기에 백성에게 배고픔을 면하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발동했을 것이다. 장영실이 요즘 태어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송일국은 ‘장영실’에서 남자끼리 눈을 맞추고, 때로는 우는장면이 많아 민망했다고 한다. 김상경(세종)이나 이지훈(장희제)과 서로 애틋하게 눈을 바라보는 연기가 만만치 않았다는 것.
송일국은 삼둥이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지금의 상황을 “아이들이 준 선물”이라고 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했는데도 광고가 계속 들어올 때 인기를 실감한다고 했다.
“육아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잘 모른다. 육아에 대한 원칙은 있다. 애가 행복해야 하는 것이다. 부부가 행복하게 살면 아이는 중간쯤은 간다.”
송일국은 “아내와 잘 만났다. 아내는 이성의 끝판왕, 나는 감성 끝판왕이라 의외로 잘 맞다”면서 “나는 넷째 출산 계획이있다. 하지만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딸 하나 낳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