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돌은 ‘그룹 색깔=앨범 콘셉트’로 명명할 수 있다. 고유의 색깔보다는 콘셉트에 승부를 보려 한다. 특히 신인 아이돌이 쏟아지는 최근 각 아이돌 그룹 고유의 색깔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고유의 색깔이 없는 자리는 매번 달라지는 ‘콘셉트’가 잠깐 칠해지고 만다. 또 앨범이 새로 나오면 다른 콘셉트를 내세워 그게 “우리 색깔”이라며 보여준다. 매번 컴백 때마다 새로운 콘셉트를 내 놓지만 그 콘셉트에 압도돼 아이돌 그룹의 색깔은 점점 더 옅어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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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제공] |
자칭 ‘컨셉돌’이라고 칭해지는 아이돌 그룹들은 그 대표주자다. 보이그룹 빅스와 걸그룹 AOA는 컨셉돌이란 수식어를 빼면 다른 걸그룹과의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빅스는 지킬앤 하이드, 뱀파이어, 사이보그 등의 컨셉으로 매 앨범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타 공인 ‘컨셉돌’로 불리게 됐다. 하지만 음악적 색채는 무난 그 자체다. 여느 남자 아이돌이 불렀던 퍼포먼스 중심의 강렬한 비트의 댄스곡이다. 지난달 새로운 콘셉트로 ‘질투의 신’을 들고 나왔지만 노래 가사 내용이 질투와 관련된 것 이외에 ‘빅스’만의 색깔을 보여주기엔 역부족이었다.
AOA는 치어리더 콘셉트, 스쿨룩에 이어 이번엔 해상구조대 콘셉트를 들고 나왔다. 이른바 ‘수영복’ 콘셉트다. 매번 다른 콘셉트로 나온다고 하지만 의상이 달라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AOA는 ‘심쿵해’로 대세 아이돌로 자리를 잡는 듯 했지만 여전히 그룹 색깔이 분명하지 않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단 이 두 그룹뿐 아니라 요즘 아이돌은 ‘컨셉돌’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걸그룹 트와이스도 과거 소녀시대, AOA가 한 번 시도한 바 있는 치어리더 콘셉트로 돌아왔다. 타이틀 곡 ‘치어업(Cheer up)’과 매치되는 콘셉트였지만 ‘쇼케이스 당시 소녀시대와 AOA가 이미 했던 콘셉트 아니냐’는 질문을 피하기 어려웠다. 단 2개월 차이로 걸그룹 여자친구와 러블리즈는 교복 콘셉트로 데뷔하기도 했다. 물론 콘셉트가 겹칠 수는 있지만 그룹 고유의 색깔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콘셉트가 그 그룹을 지배해 버리기도 한다. 여자친구의 대표 이미지가 교복이 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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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
남자 아이돌도 마찬가지다. ‘소년’ 아니면 ‘청춘’을 필두로한 시리즈 앨범부터 ‘짐승돌’이라는 테두리 안에 변별력 없이 묶어지기도 한다. 소년을 필두로한 교복 콘셉트는 남자 아이돌에게서도 단골 콘셉트다. 방탄소년단과 세븐틴이 학생과 소년으로 3부작을 한 바 있다. ‘힙합’ 장르를 내세운 남자 아이돌도 속속 등장했다. 지난 18일 새 앨범으로 돌아온 몬스타 엑스 역시 힙합 아이돌로 나왔지만 블락비와 방탄소년단에 비해 뚜렷한 색깔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갓 1년을 넘었기에 당연한 결과일 수 있지만 콘셉트를 잡는 것보다 고유의 색깔을 찾는 게 우선순위인 건 분명하다.
음악적 색깔이나 그룹의 분위기가 이미지를 결정하기 전에 콘셉트가 장악해 버린 형국이다. 콘셉트는 아이돌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지 아이돌 그 자체의 색깔을 아니다. 요즘 아이돌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한 아이돌 그룹 음반 제작사 관계자는 “아이돌이라는 개체에 생명력을 불러넣기 위해서는 무언가 콘셉트를 잡아야 되는데 요즘 아이돌은 멤버도 여러명이고 세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콘셉트를 각인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중음악 평론가 김작가는 “콘셉트라는 개념은 1세대 아이돌 때부터 있어왔지만 지금 기본적으로 아이돌이 지나치게 포화상태가 됐고 예전에 비해 새로 등장하는 아이돌들이 주목 받기 힘든 환경”이라며 “여기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