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사임당’…총체적 난국 위기

-우연적 사고에 기반한 뜬금 없는 스토리 전개
-조선시대 거리에 CCTV, 민폐형 캐릭터 등 실망감 고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류스타 이영애와 중국 인기배우 유역비의 실제 연인 송승헌을 이두마차로 내세워 세계 한류 평정에 나선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산으로 가고 있다.

시청자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애초 ‘대장금’을 뛰어넘을 대작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은 급속히 사그라들고 있다.

[사진=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홈페이지]

이영애는 드라마 ‘대장금’으로 한류 드라마계에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수립한 대표 한류 배우다.

그녀가 13년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지만, 우연적 사고에 기반한 뜬금 없는 스토리 전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황당한 설정으로 ‘전파 낭비’라는 창피한 평가마저 자초하고 있다.

드라마는 첫 회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학교수와 시간강사와의 관계가 철저한 갑을관계로 맺어져 있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까지는 드라마 소재상 시청자들이 충분히 용납했다. 그러나 온갖 비인격적 발언과 모욕적 욕설이 오가는 설정은 시청자를 극도로 불편하게 했다.

사드 문제 영향인지 이 드라마는 애초 기획된 대로 한국과 중국 동시방송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내용상 껄그러운 장면을 접한 뒤 차라리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방송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다는 반응까지 내놓고 있다.

한 시청자는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시청자게시판에서 “기분 더러워지게 만드는 드라마”라며 “우리나라 대학교수와 조교 관계가 다 저런 줄 알겠다. 중국에서 방송 막은 게 다행”이라고 썼다.

배경 설정의 디테일함에 있어서도 시청자들의 불만과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2회에서 거리를 뛰어가는 어린이 겸을 비추는 장면에서 돌연 CCTV가 나타난 것.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결함은 스토리 구조에서 발견된다.

이탈리아를 찾은 이영애가 한 저택에서 벽과 유리가 부서지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고, 오래된 한국화를 마주한다는 밑도 끝도 없는 설정은 당황스럽기만 했다.

그 저택에서 이영애가 그 그림을 덜렁 얻어오는 장면 또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뜬금없는 스토리는 계속된다.

한국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잃은 이영애는 갑자기 시공간을 이동해 조선시대로 돌아가 신사임당이 된다. 또한 거기서 신사임당의 눈으로 결정적인 그림을 잠시 마주했다가 다시 현대의 한국으로 돌연 돌아온다는 설정은 어린이 동화책에서도 보기 힘든 무리한 설정이라는 지적마저 받는다.

시간을 오가는 ‘타입슬립’ 설정은 최근 중국인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드라마 장치다.

한국 시청자들이 타임슬립 장치에 대해 슬슬 ‘지겹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흥행만을 염두에 둔 것 같은 뜬금없는 설정은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든다.

이후 전개되는 스토리도 산으로 가고 있다.

드라마의 극적인 요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인지 난데없는 살육 씬(scene)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 사태를 초래한 사임당은 ‘조선 최고 민폐녀’에 등극한다. 이 드라마에 쏟아진 비용과 수고가 무색해지는 전개다.

지난 2일 방송된 4회에서는 사임당이 그린 그림을 건네 받은 아이가 그 그림으로 인해 일가족이 몰살 당하게 된다. 급기야 그 인근에 있던 사람들까지 모두 몰살당하는 살육전으로 번진다. 이어 당대 임금인 중종까지 살육전에 가세하고, 이 사태는 결국 사임당이 흠모하던 이겸과의 이별로 귀결된다.

시청자들은 ‘아무리 드라마가 허구라지만 신사임당이 민폐형 주인공이 될 지는 예상 못 했다’며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을 겨냥해 사전제작 시스템으로 제작이 완료된 이 드라마에 대해 ‘이런 전개라면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며 불과 4회 방송분 만에 ‘사임당’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내려놓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에 따르면, 대작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사임당은 1일 방송분(13%)에서 시청률이 또 하락해 2일 12.3%를 기록, 경쟁작인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13.8%)에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줬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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