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수 “슬픔·혼란·질투·설렘…감정신 힘드네요”

어릴적 무용하다 배우로 변신
‘황금빛’ 지수 온갖감정 가득차
짧은 연기경력에 큰 역할 소화
“매순간 집중…멘탈 키우겠다”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지수를 연기한 서은수(24)는 감정을 많이 사용했다. 가족에 대한 애틋함과 유쾌함, 아빠 서태수(천호진)의 암소식으로 유발된 슬픔, 친부모가 바뀌면서 겪는 혼란, 거기에 사랑에 빠진 낭만과 질투, 셀렘까지 다양한 감정을 연기로 표현했다.

“지난 8개월간의 시간이 꿈만 같다. 보고싶은 사람도 많다. 하지만 연기를 할 때는 많이 외로웠다. 극중 지수만큼 불쌍한 사람은 없었다. 지수가 해성가(家)의 진짜 딸인데도 오히려 버림을 받은 것 같고, 갈 데가 없었다. 따라서 연기도 힘들었다.”

지수 캐릭터가 어려웠다는 말이 엄살만은 아니었다. 부모인 서태수-양미정(김혜옥)이 해성가에 자신이 아닌 언니 지안(신혜선)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난 뒤의 연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지수의 흑화는 없었지만 지수가 온갖 감정으로 가득차 있었다. 원망스럽지만, 가족을 사랑하고 또 지안을 걱정하며 보고싶은 마음을 표현해야 했다.”

연기가 어려웠을 때는 또 있었다. 지수가 해성가로 들어간 첫 날, “내 방이 어디에요. 저 라면 안좋아해요”라고 대사를 할 때 ‘멘붕’이 왔다. 새로운 지수의 2막 연기는 만만치 않았다. 지수가 언니 지안의 따귀를 때릴 때는 더욱 힘들어했다. “지수는 순수하다. 화를 내 본 적이 없어 어떻게 표출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다. 따귀를 때리는 행위가 이기적이거나 투정 같이 보일 수도 있고 열등감도 있을 수 있다. 당시 시청자들에겐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촬영장에서는 5살 위인 신혜선과는 친자매처럼 다정다감하게 지냈다. “쌍둥이역인데도 왠지 정감이 갔다. 혜선 언니가 ‘무슨 선배야. 언니라 불러’라며 편하게 다가왔다. 친자매처럼 대해준 혜선 언니에게 많이 의지했다. 서로 많이 친해졌다.”

서지수-선우혁(이태환) 케미도 큰 역할을 했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이태환-서은수는 활력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크게 연기 하지 말고 현장에서 놀듯이 해보라는 것이었다. 꽁냥 없는 해피엔딩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좋은 멜로 연기 경험이었다.”

선우혁은 지수가 아닌 지안에게 첫사랑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혁에게는 오래전 일을 착각할 만큼 지안의 이미지는 강했다. 혁은 지수를 밀어내다 좋아하게 되고, 그러다 서로 눈이 맞게 됐다는 게 서은수의 설명이다.

“이태환과는 동갑이라 동네 친구처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촬영이 아니라 드라마에 소속된 느낌이었다. 나는 멜로가 처음이어서 태환에게 도움도 많이 받았다.”

이태환의 키는 189cm, 서은수는 172cm의 장신이다. 서은수는 이태환을 “키가 큰데, 배우의 아우라가 느껴지고, 눈에 띌만한 기럭지”라고 설명했다.

“이태환과 커플 연기가 좋았다. 튜 샷때 다리를 안벌리고 찍은 건 처음이다. 태환이 옆에 있으면 내가 포켓걸이 된 듯해 너무 좋았다(172cm가 포켓걸이라니)”

서은수는 지수가 스스로 ‘지수인지, 은석인지’ 혼란에 빠지자 혁이 했던 대사는 지금 생각해도 멋있다고 했다.

“그걸 왜 고민해, 너 하고 싶은 것 하고 너를 잃지 않으면 돼. 너 인생을 살아라 라고 말한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말이다.”

서은수는 부산 해운대가 고향이다. 어릴 때부터 팔다리가 길어 무용을 했지만, 본인이 원한 것은 배우였다. TV 스타가 멋있어 보였다. 공효진을 롤모델로 생각했다. 한예종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연기를 공부했다.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알바를 하면서 공부했다고 한다.

“큰 역할과 비중에 감사하지만 경력이 짧아 매번 소화하는 게 과제처럼 어려웠다. 특히 감정신 준비는 힘들었다. 집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안좋은 얘기를 들으면 거기에 갇혀 다음 작업이 잘 안된다. 멘탈을 키우겠다. 지수 역을 하면서, 연기가 늘기는 했지만,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보면서 배우는 것 같다. 김혜옥 선생님은 눈물을 준비한 후 한번에 OK를 받을 만큼 집중력이 대단하시더라. 감정신이 있을 때는 사람들과 얘기도 나누지 않았다.”

서은수의 인터뷰는 겸손함과 솔직함이 묻어있었다. 그는 요즘 결혼 정보업체 듀오와 하이마트 등 적지 않은 CF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선한 인상과 초롱초롱한 눈에서 나오는 강단이 앞으로 힘 있는 배역을 맡는다면 빛을 발휘할 것 같다. 점점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할 것이다. “배우는 매순간 집중해야 한다. 사랑 할때 최선을 다하는 것 처럼 매순간처럼 살아야 한다”는 말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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