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국빈 리셉션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러시아군이 북한이 보낸 병력으로 3000명 규모의 대대급 부대를 편성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와 리가넷은 자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제11공수돌격여단에 북한군 장병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조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대 예상병력은 약 3000명으로 현재 소형 무기와 탄약을 보급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공격한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에 배치될 수 있다고 리가넷은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소식통은 키이우포스트에 북한이 무기와 장비 뿐 아니라 러시아의 병력 손실도 메꾸기 위해 대규모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더 나아가 북한이 군인 1만명을 러시아에 보냈으며 이들의 역할은 분명하지 않다고 서방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미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이 탈영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18명이 쿠르스크주와 브랸스크주 경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7㎞ 떨어진 지점에서 부대를 이탈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군이 수색 작업을 시작했으나 상부에는 탈영 사실을 숨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군 파병설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북한군이 사망했다는 보도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지난 3일 도네츠크 전선에서 자국군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러시아 측 20여명 가운데 북한군 6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키이우포스트는 숨진 북한군이 러시아에 지원한 탄약 등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파견된 인력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용현 국방장관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거의 군사동맹에 버금가는 상호 협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파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북한군 인력이 전장에 투입됐다고 13∼14일 잇따라 주장했다.
러시아 측은 북한군 파병설을 “가짜뉴스”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북한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병력을 파병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독립적으로 그 보도에 대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 군인이 러시아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이 아이디어가 사실이면 북러 국방 관계의 상당한 강화를 보여준다”면서 “우리는 수개월간 이 (북러) 관계에 대해서 (관계가) 성장하고 심화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진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푸틴이 보여주는 새로운 수준의 절박함으로 분류될 수 있다”며 “보도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 보도는) 최근 수개월간 하루에 1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현대전에서 예외적으로 역사적인 수준으로 러시아가 고통을 받는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를 위해 북한 군인이 싸우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러 관계 심화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는 러시아의 절박함 수준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