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구속 취소 124일 만에 재구속…“증거인멸 우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 취소로 풀려난 지 124일 만에 재구속됐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남세진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3기)는 10일 오전 2시 12분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 15분께 시작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약 6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은 20분 동안 최후 진술을 한 뒤 9시 6분께 법원 밖으로 나와 호송차를 타고 서울 구치소로 이동했다. 윤 전 대통령은 10일 예정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에 구속된 상태로 출석하게 됐다.

내란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8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체적으로 ▷국무위원 심의 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비상계엄 선포 후 부서 사후 작출 및 폐기(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외신기자 상대 허위 공보(직권남용)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대통령등의경호에관한법률위반교사) ▷체포영장 등 집행 방해(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범인도피교사) 등이다.

내란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직후 현직 대통령 신분에서 수사를 방해하고, 탄핵당한 이후에도 변호인을 통해 사건관계인 진술에 개입하려 한 정황 등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의 행위 자체가 증거 인멸에 해당하고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구속 이유로 보인다.

내란특검은 구속영장에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에 대한 ‘진술 회유’ 정황이 있다고 적었다. 강 전 실장이 최근 특검 조사에서 기존 진술을 번복했고, 피의자 조사에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사가 입회했다고 한다. 김 전 차장 또한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이 진술에 입회하지 않게 된 후에야 범행에 대해 진술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의자의 범행 지시가 은밀하게 이뤄져 다른 사건들보다 진술증거의 증거가치가 매우 높다”며 “형사사법 전문가로서 사건관계인과 접촉해 피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하도록 회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심문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등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고 사실관계와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체포 방해의 경우)구체적인 상황에서 경호의 방법은 경호처의 판단과 결정으로 이뤄진다. 경호처 간부의 진술에 의해도 구체적인 지시를 했다는 사실이 전혀 없다”며 “경호처 간부가 ‘진술 번복을 시도할 가능성’만 언급했다”고 했다. 하지만 남 부장판사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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