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장관, ‘웨스팅하우스 논란’에 “국익 긴 호흡서 봐야”

여야, 산업부 국감서 ‘불공정 논란’ 원전 합의문 공개 놓고 설전
與 “매국계약” 공세에 국힘 “합의문 공개하자” 맞불
허종식 “이젠 책임 공방 넘어 한미 정상급 ‘ 외교 의제 ’로 풀어야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업부 관계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산업통상부 문신학 차관, 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3일 “체코 (원전) 관련해서 여러 가지 비판도 있지만 저희가 그때도 정상적인 계약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웨스팅하우스 간 지재권 합의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어떤 계약이든 아쉬운 부분이 있고, 불가피한 양면성을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유럽 시장에서 원전 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한 측면이 있고, 체코 새 정부가 출범하면 추가 원전 두어기에 대한 협상도 예정되어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는 나름 값어치 있는 협상이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웨스팅하우스와 관련된 여러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온 것이 우리 수출의 역사라고 생각한다”며 “기술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가격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계속해온 것이 대한민국 수출 역사였고, 체코 원전도 그런 부분들을 감안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한미 간 신뢰의 이슈, (한미) 원자력 협정 이슈도 있기 때문에 국익이라는 긴 호흡으로 봐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도 했다.

김 장관의 이번 발언은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전임 정부 시절 체코 원전 수출 계약 성사를 위해 한수원·한전이 웨스팅하우스와 지나치게 불리한 조건으로 지재권 분쟁 해소 합의를 했다는 비판이 지속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 중심의 국제 원자력 통제 체제 등 ‘현실론’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3일 열린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문의 공개 여부를 놓고 충돌했다.

증인 추가 채택 등을 논의하고자 예정보다 약 40분 늦게 시작된 이날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합의를 “매국 계약”으로 몰아붙이며 포문을 열었다.

정진욱 의원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실이 직접 협정 내용에 반대 의견을 낸 한전 이사진을 불러 혼냈다는 증언이 있고, 산업부 장관이 ‘체코 원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밝혀졌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한국 원전 산업을 외국기업에 예속시킨 매국적 협약”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산업부 장관은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다.

이에 국민의힘은 “아예 합의문을 공개하자”며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 소속 이철규 산자위원장은 “야당은 국익이 걸린 문제이니 비공개하자고 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하라고 요청한다. 장관이 (의원들을 따로 만나 비공개 사유를 설명했지만) 납득시키지 못한 것 같다”며 “위원회 의결을 해서 합의문을 공개하고 시시비비를 가려보자”고 역제안했다.

김 장관은 “한미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합의문 공개 여부는 계속 쟁점으로 남았다.

특히 이 위원장의 역제안으로 공수가 뒤바뀐 모습이다. 여당은 당초 합의 경위를 파악하겠다며 자료 제출을 요구하다가 “(산업부·한수원의 설명에) 이 정도면 만족하다는 위원들이 있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오히려 야당이 “국민적 궁금증을 해소해야 한다”며 합의문 공개를 제안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김동아 의원이 “우리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싸놓은 똥을 치워야 하는 입장에서 미국이라는 상대방도 있기에 공개에 신중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 등이 “똥을 쌌다는 게 무슨 말이냐”, “이재명 정부가 똥을 싸고 있다”고 고성을 주고받았다.

민주당 허종식(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은 한국전력공사 ·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원전 수출 협정을 ‘ 굴욕계약 ’ 으로 규정하고 이를 한미 정상 간 외교 의제로 격상시켜 새로운 협력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허 의원은 “해당 협정이 50 년의 유효기간과 5 년 단위 자동연장 조항을 포함한 장기 계약”이라며 “ 이로 인해 한전과 한수원이 원전 ‘ 수출 주체 ’ 에서 사실상 ‘ 승인을 받아야 하는 기관 ’ 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

그러나 허 의원은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미래의 해법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허 의원은 “‘ 구덩이에 빠진 것을 알게 되면 , 삽질을 멈춰라 ’ 는 미국 속담을 인용하며 , 논쟁보다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 ” 라고 제안했다 .

이번 협정을 굴욕의 역사로 남길 것이 아니라 , 한미 에너지 동맹의 새로운 ‘ 협력 어젠다 ’ 로 격상 시켜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 특히 원전 수출 문제는 특정 부처의 차원을 넘어 , 양국 정상이 에너지 안보와 기술 , 공급망 협력이라는 거시적 틀 안에서 직접 다뤄야 할 ‘ 외교 의제 ’ 라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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