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소비자보호 강화 위해 ‘보험계약 관리소홀’ 항목 신설

금감원, 제3보험 민원매뉴얼 개정
‘법조문 해석→실제 판단 기준’ 전환


금융감독원이 보험계약 체결 이후에도 보험사가 관리 책임을 지속적으로 이행하는 기준을 마련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한다. 민원업무매뉴얼에 ‘보험계약 관리소홀’ 항목을 신설해 계약 체결 이후 주소 변경 미통지나 연락두절이 발생하더라도 소비자에게만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한 것이다. 그동안 민원 기준이 청약·고지 등 ‘계약 체결 단계’에 집중돼 있었다면 앞으로는 ‘유지·관리 단계’까지 적용 범위가 확장되는 셈이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법과 최신 판례를 반영한 ‘2025년판 민원업무매뉴얼’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행 2016년판이 상법과 보험업법 조항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면, 새 판은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전면 반영해 6대 판매원칙과 설명·적합성 원칙을 계약 단계마다 명시한다. 실손보험 세대 구분, 소멸시효 관련 최신 판례, 전동킥보드 통지의무 사례 등 최근 분쟁이 실제로 발생한 항목들은 새롭게 추가됐다.

개인정보 항목 역시 기존 부록 수준이 아닌 ‘정의→처리기준→안전조치→유출 대응→보험사 책임’ 순으로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보험사 본사 시스템이 아닌 위탁 콜센터나 실손 청구대행업체, 제휴 병원 등 외부 채널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병원·위탁사·보험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 보니 소비자는 보상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장기간 대기하는 사례가 많은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보험 민원 전반의 처리 기준도 ‘법조문 중심’에서 ‘판례·조정례 중심’으로 재편된다.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가 자동차보험 보상대상인지 등 최근 판례가 매뉴얼에 반영된다. 기존에는 “보험업법 제○조상 불가합니다”로 끝났던 답변이 앞으로는 “유사 사례에서 조정위가 ○○ 기준으로 판단했습니다”라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은 금감원의 조직개편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처 내 민원·분쟁 전담 조직을 확대하고 조사 기능을 일원화하고 분쟁사례 데이터베이스(DB)와 AI 기반 민원 분석시스템 구축도 추진 중이다. 감독기관의 역할에서 소비자 중재기관 기능을 병행하는 구조로 이동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보험업계는 소비자 신뢰 제고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무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민원 유형별로 분쟁조정사례나 판례가 1~2개 정도밖에 실려있지 않는데 판례가 늘어날 경우 별도로 법령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해소될 수 있다”고 했다 .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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