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보유세 인상 땐 필패’ 위기감…지선 앞 선긋기[이런정치]

정부 보유세 인상 시사에 당황한 민주당
내년 6·3 지방선거 앞 수도권서 볼멘소리
“文정부서 시장 흐름 못 따라가…신중해야”
“1가구1주택 실소유주에 또다른 과세 부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시작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보유세 인상을 시사하자 여당 내에서 반대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초강력 부동산 대책이 내년 6·3 지방선거 표심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보유세 인상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긋고, 공급 대책에 집중하겠다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지도부는 보유세 인상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보유세 인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당에서 논의한 바가 없고, 앞으로 논의가 된다면 지도부 의견 조율을 한 뒤 당정이 협의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당내에 여러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고, 공개적으로도 반대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며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유세 인상은 정부뿐 아니라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진성준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서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사안이다. 최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인상하고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를 인하하는 개편 방향을 시사했다.

당장 내년 6·3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여당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특히 부동산 대책과 표심이 직결되는 수도권에서는 더 큰 위기의식이 읽힌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세제 대책을 써보지 않았나”라며 “당시 실제로 시장의 흐름과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기본 입장이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유세 인상과 관련해선 “보유세 강화가 실제로 매물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이어지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았던 경우를 확인한 바 있다”며 “세제 개편 문제로 넘어가기보다는 공급 측면에서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의원도 “보유세는 1가구 1주택 실소유주에 대한 또 다른 과세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보유세 인상론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최근 들어 부동산과 관련된 여러 대책이 나오다 보니 똘똘한 한 채로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에선 보유세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 같긴 하다”면서도 “당에서는 공감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논란이 큰 세제 개편보다는 공급 대책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는 주장이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런 당내 인식을 바탕으로 서울 25개 자치구에 대해 연도별 세부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전날(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으로 검토가 끝나면 연말·연초에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보유세 인상과 관련해선 “보유세 인상을 포함한 부동산 문제는 국민적 감정이 굉장히 집중되는 과제이기에 정부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전현희 최고위원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는 보유세로 부동산 폭등을 막겠다는 생각은 가장 어설픈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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